벤처·中企에 `고급두뇌` 단비

파스텍은 해외기술 인력도입 지원사업으로 3명의 외국인 석·박사 인력을 채용했다. 이 사업을 통해 채용된 라자렌코 드미트리 박사(러시아·38)가 로봇 모터드라이를 설계하고 있다
파스텍은 해외기술 인력도입 지원사업으로 3명의 외국인 석·박사 인력을 채용했다. 이 사업을 통해 채용된 라자렌코 드미트리 박사(러시아·38)가 로봇 모터드라이를 설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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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은 벤처의 R&D 의지를 꺾지 못한다.’

정부 ‘해외기술 인력도입 지원사업’이 불황 속 연구개발(R&D)의지로 뭉친 중소·벤처업체에 크게 호평을 받고 있다.

1일 관련 정부 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전국 23개 지역에서 접수중인 해외기술인력도입 지원사업 신청건수가 25일 현재 112건으로 상반기 집행 목표(87건)를 초과 달성했다. 서울·인천·경기 등 5개 지역은 예정 지원 목표 3배를 초과해, 접수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올해 135개 기업을 지원할 계획인 가운데 상반기에만 목표치의 70%를 집행한다. 중진공 관계자는 “예산이 한정돼 있어 일정 기준까지만 신청을 받고 있다”며, “불황 속에서도 신청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기술 인력도입 지원사업은 정부가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기술 석·박사 고급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기업을 돕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중소기업이 기술인력을 구하지 못해 경쟁력을 상실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체재비(연 800만∼1500만원)·항공비(입국항공료)·인력발굴비(200만∼300만원) 등 인건비를 제외한 구직 기본비용을 지원한다. 대기업들이 외국 인력을 채용할 때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내용들로,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을 고려한 조치들이다.

업체들은 이 사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다. 부천에 소재한 로봇 모션제어기 개발사로 3명의 외국인을 채용한 파스텍 송진일 사장은 “리스크를 안고 시작을 했는데 제품 개발 측면에서 120% 만족한다”며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고급 엔지니어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외국에서 채용된 석·박사 인력의 인건비는 기업과 연봉협상을 통해 결정되며 일반적으로 3000만원 안팎(연봉기준)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환율을 고려해 6800만원 정도다. 일부 고급인력은 1억원 이상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인력 대부분은 경력직으로 단기간의 경험을 통해 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조종래 중기청 인력지원과장은 “어렵지만 기술기업들이 기술개발을 중단해서는 안된다”며 “이 사업이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와 기술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