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산하 정부통합전산센터가 하드웨어(HW) 자원 통합사업의 잇따른 유찰에도 속시원한 해법을 내놓을 수 없는 딜레머에 빠졌다.
HW자원 통합사업은 지난 주말 4차 입찰이 진행됐지만 이번에도 사업자들이 수지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나서지 않아 유찰됐다. 4차 입찰은 제도적으로 3차와 똑같은 입찰조건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유찰은 이미 예고된 상태였다.
문제는 5차 입찰에서는 조건을 바꿔 업체들의 입찰을 유도할 수 있지만, 통합전산센터의 운신의 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당장 예산을 늘려 수지를 맞춰 달라고 하지만 한번 확정된 예산 규모를 바꾸는 것은 행정 프로세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행안부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통합센터는 예산은 유지하되 장비 수를 줄여 수지를 맞춰주는 방식을 고민 중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장비 발주를 의뢰한 행정기관들이 저마다 처음 제시한 장비 사양(스펙)을 맞춰줄 것 고수해 설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합센터 관계자는 “예년 입찰과 비슷한 조건에 오히려 3차 입찰에서는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시장환경이 급변한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업체들에 전향적인 매리트를 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지만 현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이번 입찰에 응할 경우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해주는 등 예산 이외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연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사업의 경우 처음 구축한 사업자가 후속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지만, HW 구축은 진입장벽도 높지 않아 그런 인센티브가 통할 지도 의문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