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을 유발하는 선천성 면역반응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번 발견은 새로운 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이지오 교수팀은 면역수용체인 ‘TLR4-MD-2’ 단백질과 패혈증을 유발하는 박테리아 ‘내독소(LPS)’가 결합한 복합체의 분자 구조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TLR4-MD-2 단백질은 대표적인 면역수용체로 박테리아 표면에 존재하는 내독소와 결합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정상적인 경우 TLR4-MD-2 단백질에 의한 면역반응은 감염에 대한 인체 방어 작용을 수행하지만, 과도한 활성화에 의해 지나친 면역반응이 일어나면 패혈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연구팀은 분자 구조해석을 통해 내독소의 지질 부분이 MD-2 단백질 소수성 부위에 결합하면서 동시에 TLR4와도 결합함으로써 TLR4-MD-2 가 이합체를 형성하는 것을 밝혔다. TLR4-MD-2 단백질이 이합체가 되면 면역반응이 시작된다. 이번에 밝혀진 TLR4-MD-2-내독소 복합체 입체 구조로 패혈증 유발물질인 박테리아 내독소가 어떻게 TLR4-MD-2 수용체에 결합하는 지를 밝혔을 뿐만 아니라, 내독소가 어떻게 TLR4-MD-2 수용체를 활성화 시키는지에 대한 발병 메커니즘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연구는 이지오 교수와 박범석 박사과정 학생의 주도로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 3월 2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내독소와 TLR4-MD-2 복합체의 구조분석을 통해 현재까지 알려진 패혈증 치료제들의 작용기전을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개선된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