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재우 이노코 연구소장 "경기가 안 좋아질수록 혁신 경영 필요"

[이사람] 김재우 이노코 연구소장 "경기가 안 좋아질수록 혁신 경영 필요"

 “일만 열심히 하는(Work hard)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금은 생각을 많이하고 깊이(Think hard)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

 김재우 이노코연구소 소장(67)이 내놓은 불황 돌파 해법이다. 한 마디로 기업은 물론 개인에도 혁신을 통한 ‘창조 경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경기가 힘들어지면서 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습니다. 수요는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일감도 당연히 줄 수밖에 없습니다. 무조건 일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주변환경이 나아질리 만무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 경영자는 기본으로 돌아가 시장과 고객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게 훨씬 현명한 방법입니다.”

 김 소장은 ‘시계 제로’ 시장 상황에서 유일한 타개책은 ‘변화와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은 깊은 사고와 많이 생각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게 기본 메시지다.

 김 소장은 불과 두 달 전까지 아주그룹 부회장이었다. 삼성을 시작으로 기업에 몸 담은지가 얼추 40년이다. 지난해 물러난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 김 소장의 입사 동기다.

 특히 그는 외환 위기(IMF) 당시에 워크아웃 상태였던 벽산건설을 흑자 기업으로 일궈냈다. 벽산을 맡은지 불과 1년 만에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해 당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 때부터 그에게는 ‘혁신 전도사’ 라는 타이틀이 따라 붙었다. 그가 말하는 변화와 혁신이 남다른 점도 이 때문이다.

 “혁신을 주제로 기업체에 계신 분을 만나면 다소 싫증내는 분도 많습니다. 이미 ‘한물’ 간 경영 기법이라는 거죠. 그러나 경영은 유행이나 흐름이 아닙니다.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실행력도 ‘180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가 이론과 실전을 통해서 얻은 혁신 경영의 결론은 하나다.

 “혁신은 결국 사람의 문제입니다. 위기일수록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무엇 보다 중요합니다. 내부 공감대 없이는 어떤 성과도 기대할 수 없다고 보면 정답입니다. 막힘없는 소통이 가능할 때 혁신도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혁신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김 소장은 아주그룹 부회장에서 다시 인생의 출발점에 섰다. 기업혁신 컨설팅과 경영자 코칭을 목표로 ‘이노코(Innovation of Corporation) 연구소’를 설립했다.

 올해로 67세. 동년배 대부분이 은퇴했지만 그에게 정년은 없어 보인다.

 “앞으로 할 일을 구상하던 중에 문득 극작가 입센(Ibsen) 이 ‘사람답게 사는 길이 뭘까’ 라는 질문에 ‘제 자신이 되는 거야(To be himself)’ 라는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CEO로 활동하면서 비교적 소신 것 인생을 살았다고 하지만 막상 뒤돌아 보니 ‘제 자신이 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김 소장은 “자신을 찾기 위해 정말 재미있고 기쁘게 한 일을 생각해보니 IMF 위기에서 벽산을 턴어라운드 시킨 경험이었다”며 “기업 혁신은 제 자신을 찾는 일과 무관하지 않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