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차량용 방범 CCTV의 기술발전이 눈부시다.
차량용 방범CCTV는 주택가 범죄행위가 아니라 자동차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을 감시하는 시스템이다. 과속카메라는 규정속도를 넘어선 차량만 촬영하는데 비해 차량용 방범CCTV는 도로를 지나간 모든 자동차의 차량번호, 주행기록을 남기는 점이 다르다.
지난 2006년 시골지역의 농산물, 가축 절도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처음 도입된 이후 약 1500대가 보급됐다. 차량용 방범CCTV는 올들어 강력사건 해결에 위력을 발휘함에 따라 경기도와 주요 지차체에서 연말까지 1000대 이상의 최신장비를 한꺼번에 주문할 계획이다. 올해 설치될 차량용 방범CCTV는 새로운 첨단기능을 고루 갖춰서 범죄차량의 천적이 될 전망이다.
◇일거양득= 기존의 도로용 CCTV는 한 차선을 지나는 차량번호만 촬영하므로 옆 차선은 찍지 못한다. 최근 차량 방범용 CCTV는 함체 하나에 카메라 두 대를 넣어서 2차선을 동시에 커버하는 더블구조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운전 중에 발견한 CCTV카메라가 한대라고 방심하면 안된다.
◇실시간 검색기능= 범죄발생시 경찰이 몇일밤을 새던 CCTV화면검색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용의자 차량번호 일부만 알아도 특정시간대에 지나간 차량들을 원격지에서 실시간 검색이 가능하다. 요즘에는 도로를 달리는 차량 종류와 번호판 정보까지 98% 정확도로 저장된다.
◇역주행도 꼼짝마= 범죄차량이 2차선 도로에서 CCTV를 발견하면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으로 촬영단속을 피하는 경우가 있다. 요즘 경기도에 설치된 최신 차량 방범용 CCTV는 전면과 후면부에 카메라를 각각 달아서 역주행하는 차량의 뒷 모습을 정확히 촬영한다.
◇ 멀티촬영= 구형장비는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전면 번호판 한 컷만 촬영했지만 신형 장비는 차량전면, 운전석, 적재함까지 세 장을 찍거나 아예 동영상을 기록한다. 트럭의 적재화물까지 찍혀 시골에서 인삼, 소도둑 등 농촌 절도범을 잡는데도 효과가 크다.
◇ 컬러장비= 기존 차량방범용 CCTV는 흑백 버전이지만 요즘은 145만화소 컬러 CCTV로 바뀌고 있다. 번호판을 가려도 차량색상을 구별해서 용의차량의 범위를 쉽게 압축할 수 있다.
조상문 네오텔레콤 사장은 “차량용 방범CCTV는 범죄발생시 중요한 수사자료를 남기기 때문에 과속카메라보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면서 “올해 신형장비가 널리 보급되면 차량을 이용한 강력범죄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