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로 환산한 코스피지수가 400선으로 17년 수준으로 후퇴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종가(1063.03)와 원·달러 환율(1534.00원)을 토대로 산출한 달러 기준 코스피지수는 400.70에 불과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2000원을 웃돌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130선(달러 기준)보다 나은 수준이지만 주가가 1992년 8월 수준까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가 달러화 기준으로 급락한 탓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가격메리트가 부각되고 있지만 당장 상승세로 반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로 확산하는 금융위기 우려 등으로 외국인들의 순매수 여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코스피 1000선을 약간 웃돈 1999년과 2000년 순매도로 일관하다 카드사태 등으로 주가가 500선을 밑돌았던 2004년 5월에서 2006년까지 추세적인 순매수를 기록한 바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융위기 등으로 당장 외국인의 순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금융시장이 안정된다면 외국인에게 매우 탐나는 가격대인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또 국내 증시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시장의 기대를 만족하게 하는 정책이 조기에 나오지 않는다면 증시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1000선이 지난 20년간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지수대라는 점에서 이 선이 무너지면 지난 4년의 재평가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불확실성 해소가 지연되면 주식시장은 물론 경제 자체도 장기불황의 터널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