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올해 식품과 공산품에 대한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해 우리 관련 제품들의 대일 수출 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3일 KOTRA가 내놓은 ‘새롭게 바뀌는 일본의 수입 인증제도’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일본의 규제 전환으로 우리나라 의약품·건강식품·콘택트렌즈·전기제품의 대일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KOTRA는 일본의 규제 강화가 중국산 식품의 유해성 논란과 증가하는 공산품 안전사고 때문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여파를 우리 기업들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바뀐 제도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은 ‘컬러 콘택트렌즈’이다. 일본은 올 11월부터 도수 없는 일반 컬러 콘택트렌즈를 ‘고도의료기’로 취급키로 해 기존보다 품질과 안정성 검사가 엄격해지는 한편 승인 절차 역시 강화돼 수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이 수입하는 도수없는 컬러 콘택트렌즈는 연간 500만개 수준으로 한국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4월부터 전기제품 수출도 까다로워진다. 선풍기·환풍기·냉방기·전기세탁기·TV(브라운관형) 등 전기제품 5개 품목에 대해서 적정 사용기한을 표기하도록 하는 안전표시제도가 도입된다. 이 제도는 4월 이후 일본 내에서 제조되거나 수입되는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관련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KOTRA 측은 지적했다.
반면, 6월부터 바뀌는 의약품 판매제도는 우리나라 건강식품 수출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6월부터 대형 마트, 슈퍼마켓에서도 전문판매원을 둘 경우 의약품 판매가 가능해 진다. 일본에서는 의약품·건강보조식품·건강식품을 단일 매장에서 함께 취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바뀐 제도 때문에 한국 건강식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6월부터는 간단한 약품을 제외하고는 의약품을 통신으로는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일본 통신판매업체들이 대체상품인 건강식품 취급을 더 늘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의약품의 일본 수출이 미미한 상황이어서 의약품 수출 감소보다는 건강식품 판매 증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KOTRA 기세명 아대양주팀장은 “일본의 변경된 제도를 숙지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 수출기업들이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인증 취득을 서둔다면 일본 시장에서 오히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