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해외거래소 동향

해외 선진 거래소들은 최근 전산 거래체결 속도를 단축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전자거래와 알고리듬 거래의 증가세로 거래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시스템 개선의 주요 배경이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유럽의 3대 거래소인 런던증권거래소(LSE), 독일 거래소(Deutsche Borse), 뉴욕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NYSE Euronext) 등이 많은 수익에도 거래시스템에 대한 투자나 수수로 인하 거부 등으로 인해 브로커에게 최대의 공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들 거래소의 시스템 속도와 용량이 크게 개선되면서 사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는 지난해 7월 5900만유로를 투자해 개발한 자체 거래시스템인 ‘트레이드 일렉트(Trad Elect)’의 1주년 기념일에 추가 성능 업그레이드 계획을 발표했으며, 뉴욕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는 이미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런던증권거래소를 추월해 현재 현물 및 옵션 시장에서 체결 소요시간 1.5밀리세컨드(㎳)의 성능을 보이고 있다. 독일 거래소도 거래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며 올해 2분기에는 현재 체결 소요시간인 2㎳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싱가포르거래소(SGX)도 알고리듬 거래 유치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전산시스템의 거래체결 속도를 크게 개선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4∼20㎳가 소요되고 있는 알고리듬 거래자의 거래 체결시간을 1㎳ 이하로 단축할 예정이다.

KRX는 이번 차세대 시스템을 통해 80㎳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해외 거래소들과 KRX의 거래체결 과정이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 KRX는 체결을 처리하고 그 결과를 통보하는 시간이 체결 소요시간인 데 비해, 해외 거래소는 체결결과 통보가 아니라 주문접수확인 통보를 보내는 시간을 말한다. KRX 측은 이번 차세대를 통해 이들 선진 거래소들과 비교해 경쟁우위를 갖춘 수준으로 속도를 향상시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최근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크고 작은 전산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는 지난해 9월 7시간 거래정지 사고로 인해 위상에 크게 타격을 받았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세 번의 전산 장애를 일으키면서 투자자들이 선물 상품과 채권을 거래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로써 도쿄증권거래소는 전산 사고에 큰 부담을 갖게 됐으며, 투자자 신뢰도 추락으로 올해 예정된 IPO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증권거래소는 현재 30억엔 규모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에 출범을 발표했으나 회원사의 무난한 시스템 이전에 무게를 두고 가동 일자를 2010년으로 연기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차세대 시스템인 ‘애로헤드(arrowhead)’의 거래체결 시간은 10㎳ 정도다.

CIOBIZ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