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현실로] SCAMPER (7)Reverse -`청개구리 상상`

[상상을 현실로] SCAMPER (7)Reverse -`청개구리 상상`

 청개구리의 슬픈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항상 거꾸로 행동했던 청개구리는 냇가에 묻어달라는 유언만큼은 지켜 엄마를 냇가에 묻어드리고는 큰 비가 올 때마다 무덤이 떠내려갈까 슬피 울었다는 이야기다.

 상상의 세계에서는 오히려 청개구리가 환영받는다. 청개구리처럼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일곱 번째 사고 원리 R(Reverse)다.

 예를 들어보자. 자동차는 휘발유 1㎏을 태워 동력을 얻고 대신 3.15㎏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다. 따라서 세계는 새로운 에너지원 자동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줄리언 새러메진이라는 디자이너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 자동차에 머무르지 않고, 청개구리 상상을 통해 ‘달리면 거꾸로 공기가 정화되는 자동차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 결과 모 디자인 경진대회에 달리면서 공기를 정화시키는 자동차 디자인을 출품했다. 빅 애플(애칭)이라는 이 자동차는 달릴 때 흡입되는 공기를 내부의 풍력 장치를 가동함으로써 동력을 얻고 동시에 필터를 거쳐 밖으로 배출함으로써 공기를 정화한다. 꿈 같은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열정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곤 한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화장실은 남들이 보아서는 안 되는 비밀스러운 공간이며, 외부와는 철저히 격리되기를 바란다. 이탈리아 출신의 모니카 본비치니는 런던의 테이트 미술관 건너편에 재미있는 예술 작품을 설치했다. ‘Don’t Miss A Sec(한순간도 놓치지 마라)’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사방이 특수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안에서는 밖이 훤히 보이지만,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는 공중화장실이다. 화장실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괴한 사례라고 하겠다.

 이 작품에는 또 한 가지 놀라운 기술과 상상력이 숨어 있는데, 두 장의 유리판 사이에 고분자 물질을 넣고 유리 양쪽에 전극을 둠으로써, 평소에는 외부에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지만, 사용자가 화장실 내부로 들어가는 순간 유리가 불투명하게 바뀐다.

 정말 재미있는 상상 아닌가. 밖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유리 벽에 코를 박고 힐끔거리는 행인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할 것만 같지는 않다. 오늘 하루 청개구리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주변 사람들과 함께 청개구리 놀이를 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