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도 자연스럽게 `IT통합 이슈` 부상할 듯

 아직 합병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 있지만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도 향후 합병 논의를 시작할 개연성이 있다. 여기에 LG데이콤과 LG파워콤 간 합병 논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IT시스템 통합 이슈가 불거질 것이다.

 우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합병을 추진하면 양사의 시스템 통합 이슈는 KT와 KTF 사례보다는 훨씬 단순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차세대 마케팅(NGM)시스템이라는 신시스템을 구축, 가동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이다. 반면에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01년에 주전산시스템을 구축, 이미 8년 정도가 지났다. 따라서 시스템을 통합하게 되면 SK텔레콤 기반으로 일부 SK브로드밴드 업무를 추가 개발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연계상품 판매를 위한 양사의 시스템 연동은 지난해 진행됐다.

 양사는 시스템 통합보다는 IT 운용체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브로드밴드의 IT 운용체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과금 시스템과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메타넷에, 전산실·사내전산망, 운영지원 시스템(OSS)을 포스데이타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은 IDS앤트러스터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아웃소싱 체계가 SK그룹 IT계열사인 SK C&C로 이관될 전망이다.

 LG데이콤과 LG파워콤이 합병할 때에도 단순한 형태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양사 간 중복 업무는 공통 업무와 결합상품(TPS) 외에는 많지 않다. 따라서 굳이 통합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데이콤은 기업시장을, 파워콤은 개인시장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따라서 양 시스템을 연동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LG데이콤 주전산시스템은 8년 전에 구축한 것이어서 노후됐다는 게 문제다. LG파워콤의 주전산시스템은 3년 전 구축했다.

 IT 운용체계에서는 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현재 LG데이콤은 과거 IBM과 LG데이콤이 공동 출자해 만든 IT 자회사인 SQT로부터 아웃소싱을 받고 있다. 반면에 LG파워콤은 LG CNS가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정보책임자(CIO)와 IT 기획인력은 LG데이콤이 LG파워콤을 겸직하고 있는 상태여서 단일화된 전략을 만드는 게 유리한 환경이다.

 한편 지난 2006년 추진됐던 LG그룹 통신 3사인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간의 전산통합은 비용이 많이 들고 법인체가 다른 데 따른 문제점이 적지 않아 논의 자체가 취소됐다.

  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