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A사는 지난 2년간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통해 확보한 약 80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실적(KCER)을 정부에 팔아 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받을 액수가 9억원 수준인 것을 최근 알았다. 이 회사는 탄소배출권 단가가 하락하고 있는 데다 정부가 KCER를 구입하기로 한 기간도 3년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아 신규 감축사업을 등록해야할 지 고민에 빠졌다.
#대표적인 온실가스 발생업체인 B발전사는 그동안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조만간 감축실적이 나오지만 정부의 확실한 후속대책이 없어 KCER 판매여부 논의조차 미뤄놨다.
정부가 국내기업의 KCER를 구매하는 데도 불구하고 팔려는 기업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의 구입가격은 하락하고 정부의 지원기간도 2011년이면 끝나기 때문이다.
4일 에너지관리공단 온실가스등록실에 따르면 KCER의 정부 구입단가가 2007년에는 톤당 4982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4677원으로 하락한데 이어 최근 국제 탄소배출권 가격 폭락 영향으로 올해는 하락세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또 등록 후 5년간 정부가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지만 2011년에 정부구매제도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올해를 포함해 3년 동안만 판매가 가능하다.
경기 불황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감축량도 같이 줄어들고 있고, 500만원에서 1000만원에 달하는 사업계획서 평가비용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정부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올 예산을 지난해와 같은 90억원으로 동결했다.
등록실 관계자는 “이미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갖고 있는 업체도 싼 값에 정부에 넘기느니 온실가스 감축의무 시기를 대비해 비축해 놓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구매제도는 온실가스 감축사업 등록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검증된 감축실적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구매해주는 것을 말한다. 톤당 가격은 최저 4000원에서 최고 6000원까지로 제한돼 있으며, 구매한 실적분은 정부에 귀속된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