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교육과 의료서비스의 산업적 잠재력](https://img.etnews.com/photonews/0903/200903040149_04025648_42191371_l.jpg)
얼마 전 미국의 유수한 신문 중 하나인 뉴욕타임스에서 매우 희망적인 자료를 하나 찾아볼 수 있었다. 미국 10대 도시를 선정해 고용상태가 어떻게 됐는지 보여주는 그래프였다. 5개 도시가 예상을 뒤엎고 고용창출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댈러스, 휴스턴, 뉴욕 등이 그 도시다. 어느 분야에서 고용이 늘었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교육과 의료서비스가 바로 고용증대를 일으킨 산업임을 알 수 있었다. 이 도시들도 제조업을 비롯한 다른 산업은 고용이 감소하고 있었다. 교육과 의료 서비스 산업 분야의 고용증대가 다른 산업의 고용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아 도시의 고용은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전통 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경제 포트폴리오의 개편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도시들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경제위기 속에서 실업자 수가 늘어나고 그로 인한 사회불안이 점증하고 있지만 장기적 투자정책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저임금의 일자리 나누기 만들기가 고작이다. 이것이 뉴딜정책의 일환이라고 하기에는 어딘지 부족하다. 이왕 뉴딜정책이라고 하면 정책이나 사업 분야도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우리가 선진국에 비해 20%가량 뒤져 있는 서비스 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것이 좋다.
교육과 의료는 국가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그 어느 산업 분야보다도 막중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의 부재로 폭발적인 잠재력을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다.
교육서비스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 적응해 능동적으로 국가의 앞날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인재의 양성에 실패하고 능력 있는 인재들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의 해외유학생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의 경쟁국 가운데 가장 가까운 일본의 정보통신산업계의 연구개발 인력은 그 4분의 1이 한국과 중국에서 유입된 인력들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교육과 더불어 고용창출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유망하게 꼽히는 의료서비스 산업도 지난 30년간 시종일관 가격 통제정책으로만 일관해 왔다. 선진국에서 보듯이 의료 산업이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잠재력을 고용이나 경제발전의 성장엔진으로 만들려는 그 어떤 발전정책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의료계의 열악한 현실은 최근 개인의원이나 중소병원의 높은 도산율에서도 잘 드러난다. 병원장들이 졸지에 신용불량자로 길바닥에 내몰려도 정부는 남의 일처럼 관심도 없다. 그 결과 고용인원들은 길바닥으로 내몰리고 환자들은 자기 주위에서 믿고 찾아갈 만한 병원이 없어서 많은 불편을 무릅쓰고 대학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그 결과 대학병원들의 응급실은 아무리 확충해도 대기 공간이 모자라서 바닥에 스티로폴을 깔고 누워 있고 외래도 시장바닥처럼 변했다. 즉 의료서비스 업계도 중소병원들이 도산하고 몇몇과의 개원의와 대학병원만 생존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서비스산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정부는 공익성이나 사회성을 내세워 단점이나 부작용을 크게 보는 네거티브 정책에서 벗어나 확고한 로드맵과 실천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인 육성에 나서야 할 때다. 이익단체, 시민운동 그룹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그동안 미래 지향적 대안 제시보다는 공리공론이나 이분법적 갈등만 증폭시켜 왔다.
이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를 맞아 모두 심기일전해 하루빨리 여러 가지 장애요인을 타개해 교육과 의료서비스가 단지 국내 서비스용이 아니라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겠다.
이제호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분자치료연구센터장 jeho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