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용은 부작용이 거의 없고 기운과 영양이 매우 탁월한 약재다. 그래서 ‘봄가을로 녹용 든 약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아이가 녹용을 많이 먹으면 바보가 된다’ ‘노인이 녹용을 많이 먹으면 죽을 때 힘들다’는 이야기도 회자된다.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참 고민하게 만든다.
예전에 녹용은 매우 귀한 고가의 약재였다. 부잣집 아이가 어릴 때부터 성장 발달이 시원찮아 녹용을 비롯한 보약을 자주 썼는데 커 보니 다른 아이들보다 지능이 떨어진 상태였다.
부잣집에서 자기 가문의 씨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약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있었다. 녹용이 필요치 않은 아이에게 굳이 녹용을 쓸 필요는 없겠지만 필요하다면 정확한 진단에 따라 얼마든지 써도 무방하다.
죽을 때 힘이 드는 것은 다양한 경우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삶에 대한 집착이 평안한 죽음을 방해하지 않을까. 평소 마음 편하고 건강하던 어른들이 고생 적게 하고 눈도 편안히 감는 것을 알지 않는가. 삶의 연장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이야기지 정말 녹용이나 보약을 먹으면 죽을 때 힘들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봄가을로 녹용 혹은 보약을 먹으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하거나 회복시켜야 할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한약을 쓰는 것이고 반대로 건강하다면 봄가을로 녹용이나 보약을 꼭 써야 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