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의 메인컴퓨터로 불리는 운전자통합정보시스템(DIS)이 고급 자동차의 필수 장치로 자리 잡았다. DIS는 자동차의 공조장치, 오디오·비디오(AV), 내비게이션 등 각종 전자장치를 조작하고 입력하는 장치를 말한다. 지난 2001년 BMW가 아이드라이브(iDrive)라는 이름으로 처음 선보인 이래 고급 세단을 중심으로 완성차 업체가 다투어 DIS를 채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동차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조작부)에 오디오와 공조장치만 있었지만 최근 전자장치가 늘면서 이를 통합 조작하는 입력장치가 필요하다”며 “특히 운전자가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지 않도록 도와줘 안전성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DIS의 원조격인 BMW는 ‘아이드라이브(iDrive)’라는 이름으로 손에 잡힐 정도 크기의 둥그런 손잡이를 차량에 설치했다. 누르거나 돌리거나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차량의 거의 모든 장치를 제어한다. BMW는 새 7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아이드라이브를 개량했다. 자주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전화기·라디오 등의 단축 버튼은 밖으로 꺼냈다. 모든 기능들이 80Gb 용량의 내장하드디스크와 10.2인치 크기에, 해상도 1280×480 픽셀의 고선명 화면으로 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플래그십 모델 더뉴S350L 익스클루시브와 더뉴S350L에는 한글이 지원되는 DIS 커맨드시스템이 기본 탑재됐다. 2년 동안 실제로 차량 테스트를 거쳐 개발된 커맨드시스템은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DMB를 컨트롤러로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우디의 멀티미디어인터페이스(MMI)는 차량 내 편의장치를 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DIS다. MMI 센터 콘솔은 다이얼을 돌리거나 눌러서 조작하며 4개의 컨트롤 스위치를 중심으로 기능버튼을 간결하게 배치했다. 오디오·TV 등 엔터테인먼트 장치에서 차량 시스템 컨트롤까지 조작이 가능하다.
렉서스는 최근 출시한 RX에 새로운 방식의 통합제어장치를 채택했다. ‘리모트 터치 컨트롤’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장치는 마우스처럼 포인터를 움직여 원하는 기능버튼 위에 놓고 클릭하는 방식이다. 경쟁업체의 조그 다이얼식 DIS 대신 개인용컴퓨터(PC)의 마우스와 같은 사용자 환경을 채택했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오디오와 비디오, 공조장치까지 손쉽게 작동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이 밖에 현대차의 신형 에쿠스에는 제네시스와 비슷하지만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 시스템, 주차가이드 시스템 등 새롭게 추가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DIS가 장착됐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