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의 벤처 역사가 10년이 넘었습니다. 이제 이 곳에도 새로운 벤처 산업이 다시 태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협회 스스로가 나서 대덕을 전국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난달 23일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6대 회장에 취임한 남용현 트루윈 사장(46)의 취임 일성이다. 남 회장은 지난해 연말 회장 추대위원회에서 일찌감치 만장일치로 차기회장에 추대됐다. 지난 2년여간 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그가 보여줬던 친화력과 추진력을 높이 평가한 이유다.
남 회장은 “지금 비록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어려움에 처 했지만, 오히려 이러한 위기가 산업 구조의 개편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대덕특구 역시 지난 30여년간 축적한 R&D 연구역량이 산업계로 번질 수 있도록 특구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특히 대덕의 경우 서울과 달리 시장과 부지, 인력 등이 크게 부족한 만큼 기업인 스스로가 벤처 생태계를 조성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가 취임과 동시에 6대 회장단의 주요 기조를 ‘발로 뛰는 협회, 서로 돕는 회원사’로 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 기업들의 경우 필요한 자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권에서도 담보가 확실하지 않으면 단 돈 얼마라도 자금을 주려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금융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기업들을 돕는 것도 협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남 회장은 최근 지역의 뜻있는 기업인들과 함께 상생펀드 조성에 나섰다. 벌써 10여개 기업들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그는 “상생펀드 조성에 따른 종잣돈을 마련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펀드 조성안을 만들어 늦어도 상반기중에는 펀드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회 위상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남 회장은 “협회에 걸맞는 위상과 일을 스스로 갖춰나가겠다”며 “앞으로 5∼10년 후를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대덕 벤처산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위상과 기반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사단법인으로 인정한 협회인 만큼 협회가 정부로부터 이관받아야 할 사업이 있고, 그래서 잘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면 정부의 공적인 사업에도 협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정당하게 요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