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관련 디지털기기 `불티`

교육 관련 디지털기기 `불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지만 교육 관련 디지털 기기의 매출은 되레 늘고 있다. 먹고 입는 것은 줄여도 자녀 교육과 자기 계발에 쓰는 비용은 줄이지 않는 한국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가 이번 불황기에 다시 한번 입증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에서는 고가의 영어 학습기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홈쇼핑과 인터넷몰에선 자기 계발을 돕는 디지털 기기들이 꾸준한 매출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신학기 특수를 탄 데다 자가 학습기기로 비싼 학원비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홈쇼핑 업체들이 론칭한 영어학습기기는 30만∼4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방송마다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자녀를 둔 어머니들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GS홈쇼핑이 지난 1월 선보인 ‘깜빡이 어학학습기(보카마스터 GP2X)’는 36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총 5회의 방송 중 4회가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4일 방송에는 60분 방송용 재고수량이 45분만에 팔려 급히 다음 방송을 준비하기도 했다.

 CJ홈쇼핑이 론칭한 어학학습기 ‘하프스터디’도 꾸준히 판매된다. 지난해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후 3개월 만에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에 터치 기능을 추가해 선보인 신제품은 34만9000원의 고가임에도 준비한 1000대의 수량이 방송 중 모두 팔렸다.

 손나희 GS홈쇼핑 MD는 “어학기 주문 고객 중 80% 이상이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30∼40대 중반의 여성”이라며 “한국 어머니들의 교육열을 공략한 것이 그대로 들어맞았다”고 말했다.

 홈쇼핑과 인터넷몰에서는 학생과 직장인의 자기 계발을 돕는 디지털 기기가 잘 팔린다. 최근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자기 계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데다 비싼 학원비 부담 때문에 자가 학습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학습기기인 엠씨스퀘어는 스트레스 해소용 기기로 직장인들에게 다시 조명받고 있다. CJ홈쇼핑이 판매하는 ‘엠씨스퀘어 X1’은 올해 들어 방송당 판매 수량이 전년 동기보다 20% 늘었다. G마켓도 지난해 12월부터 엠씨스퀘어를 판매하기 시작한 후 이 제품의 월 매출이 두배씩 늘고 있다.

 전자사전도 꾸준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H몰은 지난 달 전자사전 매출이 전월 대비 59.8%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6% 신장했다. 이창우 H몰 디지털기기 MD는 “메모리 용량이 크고 DMB·동영상 기능을 갖춘 새 모델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최근 EBS나 동영상 강의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