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차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가 올해 생존전략으로 회원사 간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키로 해 부품업계의 M&A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8일 이세용 협성회장(이랜텍 대표)은 지난 5일 개최된 제29회 정기총회에서 “올해 협성회의 중점 추진과제는 2년 전부터 꾸준히 이야기해왔던 회원사 간 M&A와 협업”이라면서 “우리가 중화권 업체들에 비해 기술력은 앞서지만, 규모 면에선 상대가 될 수 없어 생존을 위해서는 힘을 합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최근 경기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사들이 늘고 있다”며 “해외공장도 합칠 수 있는 데는 통합해서 인력도 줄이고 오버헤드를 줄여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성회가 회원사 간 M&A를 추진하는 것은 폭스콘, BYD 등 글로벌 해외업체가 무서운 속도로 세를 불려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협력업체들 역시 일정 수준의 규모가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협성회는 지난 2007년에도 회원사 간 M&A를 추진과제로 내세웠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이후 삼성전자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LCD, 휴대폰 등 관련 부품업체의 합종연횡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성회 회원사는 현재 146개사로 디지털 멀티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부문과 디지털솔루션(DS)에 집중돼 있다.
협성회는 또 M&A를 통한 경영 및 사업구조 개선을 위해 삼성전자 내 상생협력실에 구체적인 요구사항도 제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협력사들의 M&A에 대해 측면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전자 임원 출신으로 구성된 협력업체 지원자문단인 ‘경영컨설팅단’을 6일 발족하고 협력사들의 사업기획, 인사, 재무, 기술, 경영혁신 등 경영자문에 나섰다.
이날 발대식에 참석한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협력사들의 제조, 원가혁신 등을 위해 전자 내 내부 전문가 및 외부전문가를 지원할 것”이라며 “정부 및 산학 연계를 통해 협력사들이 핵심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