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세빗]전시장에도 경기침체로 인한 양극화 뚜렷](https://img.etnews.com/photonews/0903/090309093320_1785099758_b.jpg)
‘인터넷 사회의 무한한 가능성’을 기치로 내건 글로벌 ICT 축제 ‘세빗2009’가 8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30% 가량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전시장에도 양극화가 뚜렷했다. 기업용 엔터프라이즈 제품은 주목을 받은 반면 개인 시장을 겨냥한 전시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다. 전 세계적인 소비 둔화 현상이 세빗에까지 몰아닥쳤다는 평가다.
◇비용절감 엔터프라이즈 제품 ‘상종가’= 세빗2009에는 전 세계 69개국 4262개 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비용절감’을 화두로 내놓은 전시에 참관객들의 발걸음이 몰렸다.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전력을 줄이는 등 운용 비용을 감소시킨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또 저탄소 ‘그린IT’ 열풍 역시 이런 현상에 무게를 더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IBM, 노키아 지멘스 네트웍스, 히타치 등이 내놓은 저전력 고효율 서버시스템, 친환경 네트워크 등에 바이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독일 후지쯔 지멘스 등에서는 대기전력을 0와트로, 전기사용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PC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는 한국 기업 전시장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대기업들에 비해 기술력 및 가격 경쟁력에서 월등히 앞선 산업용 USN·PDA·POS 등과 함께 에너지 절감용 제품이 주목을 받았다. 140여개 중소기업이 참여한 전시에는 5000명 이상의 바이어가 다녀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수영 코트라 독일 함부르크 무역관 과장은 “비용 절감용 제품 소싱을 원하는 해외 기업들에게 국내 기업의 전시가 좋은 인상을 남겼다”면서 “이번 전시 기간 중 상담을 계기로 실질적인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변신 돌입한 ‘세빗2010’= 세빗 주최 측은 이런 추세를 반영해 전시회 성격의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경기침체에 따라 창출된 비즈니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문화된 B2B 전시’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세빗 주최측 도이치 메세의 스벤 프루저 부사장은 “내년에는 전시 컨셉을 B2B에 맞출 것”이라며 “세빗에서 전 세계 모든 바이어를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전시일수를 기존 7일에서 5일로 축소할 계획이다. 전시회 참여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주말을 제외함으로써 일반 소비자보다 기업 고객에게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또 과도한 하노버 체제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루프트한자 항공사, 인근 호텔 등과 제휴를 맺어 세빗 참석자들에 대한 할인율을 20% 이상 확대하겠다는 복안도 내놓았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라운지 등을 강화해 VIP 바이어들을 철저히 관리하는 한편 웹에서 전시업체와 바이어의 연결도 추진한다.
프루저 부사장은 “세빗은 IFA나 CES에 비해 참석 바이어수가 2배 이상되는 등 글로벌 최대 종합ICT 전시회의 위상을 지켜나가고 있다”면서 “변화를 통해 전시회 확대를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노버(독일)=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