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건중 전자정보인협회장 "전자산업 50년 정리해 현실에서 활용을"

[이사람] 김건중 전자정보인협회장 "전자산업 50년 정리해 현실에서 활용을"

 “과거 전자산업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경기 불황으로 전자 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전자산업 태동기에서 IMF 당시 고난의 시절, 이어 전자 부흥기까지 경험을 반추해 보면 나름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신임 김건중 전자정보인협회장(73)은 올해 주력 사업으로 ‘전자 50년 데이터베이스(DB)’ 사업을 꼽았다. 50년 전자산업 역사를 정리하는 게 산업적으로 의미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실 DB 사업은 지난 정권에서 정보통신부와 의견 조율을 끝낸 상황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정통부가 해체하면서 협회에서도 손을 놓고 있었다.

 “전자산업이 태동한 지 50년을 훌쩍 넘겼는데 변변한 사료 하나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더구나 전자 분야는 1970∼1980년대 산업화 당시 경제 구조를 바뀌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과거 산업사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현실에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겠습니다.”

 전자정보인협회는 올해 간판을 바꿔 달았다. 클럽에서 협회로 새로 출범했다. 단순히 이름만 바꾼 게 아니다. 협회로 재출범하면서 회원뿐 아니라 전자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첫 사업으로 꼽은 게 바로 50년 DB 구축이다.

 “이전에 클럽은 사실 친목이 목적이었습니다. 회원 수는 500명 가량인데 대부분 전자업계에서 은퇴한 원로들이 중심이었습니다. 협회로 간판을 바꾼다고 회원 구성은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올해부터는 정부·산업계와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찾을 생각입니다.”

 김 회장은 DB사업뿐 아니라 올해 에너지관리공단과 공동으로 대기전력을 줄일 수 있는 범국민 캠페인,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제전기연합(IEC)과 공동으로 IT분야 실무 교육 사업을 구상 중이다.

 김 회장은 삼성전자 출신이다. 77년 9월 전자교환기 양산을 위해 설립한 국영기업 ‘한국전자통신 (KTC)’에 입사한 엔지니어 1호였다. 당시 미국 컴퓨터 회사 유니백에서 촉망받던 기술자였지만 이만영 KTC 초대 사장 부탁으로 고국에 들어왔다. 80년 KTC 민영화에 따라 그는 삼성전자로 직장을 옮겼고 전자교환기 개발과 중형 컴퓨터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아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초석을 닦았다.

 김 회장은 “친목도 중요하지만 올해 전체 전자산업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준비 중”이라며 “원로 엔지니어 사랑방 수준의 전자정보인클럽을 명실공히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협회로 자리를 잡는 게 올해의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