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삼성SDI 등 삼성 전자계열 출신 임원들이 대거 ‘인력 시장’에 유입, 부품·장비 협력사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올해 삼성 인사폭이 워낙 컸던 탓에 예년보다 훨씬 많은 삼성 출신 임원들이 후방 협력사들로 포진하는 분위기다.
국내 대표 팹리스 업체인 코아로직은 9일 서광벽 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신임사장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서 신임 사장은 삼성전자와 인텔에서 메모리·비메모리를 넘나들며 25년간 근무한 반도체 전문가다. 특히 삼성전자 근무 시절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으며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까지 지냈다. 코아로직은 서 사장 영입으로 제품 기술력 향상과 전문 기업 운영을 발판으로 삼아 제2의 신화 창조를 위해 적극적인 시장개척과 사업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기수 전 사장은 코아로직의 상근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대정부 정책활동 등을 계속 펼칠 예정이다.
일진그룹 계열 일진디스플레이는 심임수 전 삼성SDI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한다고 9일 밝혔다. 심 신임 사장은 지난 1979년 삼성전관(현 삼성SDI) 입사 후 LCD사업팀장과 모바일디스플레이(MD) 사업부장, PDP사업부장(부사장)을 거쳐 디스플레이 분야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됐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심 사장 선임과 함께 현재 급성장하는 터치스크린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IT 및 광학분야의 핵심 원천소재인 산화물 단결정기판을 생산해 오다 지난해 8월 터치 패널 전문 생산업체인 에이터치를 인수 합병, 본격적으로 터치스크린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 고위급 임원외에 전자 계열사 출신 임원들 상당수가 이미 지난해말부터 국내 장비·부품 협력사들로 대거 이동해왔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한 장비 업체 대표는 “예년 같으면 (삼성 출신 임원들을) 서로 모시고 가려고 했다면 지금은 다소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면서 “워낙 불황의 골이 깊은데다 지난 인사에서 물러난 임원들이 많았던 이유가 크다”고 말했다.
서한·설성인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