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불구 ‘북미 TV 시장’ 판매 양호

가격 하락 경쟁이 지속됐던 북미 TV 시장이 1월 저검을 거쳐 2월 판매 가격 상승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침체로 TV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집고 양호한 상황을 유지한 결과로 풀이됐다.

10일 디스플레이 시장 조사 기관 디스플레이뱅크가 내놓은 ‘위클리 TV 트랙커(Weekly TV Tracker)’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 판매된 TV의 평균 가격은 작년 연말 판매시즌 이후 약 5% 가량 감소하다, 2월 들어서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LCD보다 적극적인 가격 인하를 보이던 PDP의 가격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며, LCD에서는 46인치 이상의 대형 제품 위주로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작년 북미 TV 업계가 적극적 가격 인하 실시로 TV 평균 판매 가격이 저점에 도달하면서 구매를 일으켰으며 재고 처분도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가격이 다시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2월 각 유통점에서 실시한 TV 관련 판촉활동 추이를 보면 전체 판촉 제품수는 1월 대비 약 12% 감소하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북미 지역의 TV 판매량은 아직 경기 침체의 영향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양호한 상황이며, 2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품의 경우는 공급 부족(Shortage)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북미지역의 TV가 판매 호조를 보인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디지털TV 구매 지원 정책과 함께 각 유통사와 TV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디지털 TV 전환 마케팅 활동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판단된다. 현재 북미 지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에 이르기까지 소비시장 진작을 위한 각 국 정부의 지원정책은 점차 보편화 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 예산 확보 부족 등으로 모든 나라에서 이 같은 정책이 실효를 거두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판매 시즌에 맞춘 지원 시기 선정과 지원 대상 제품의 축소를 통해 한정된 예산을 가장 경기 진작 효과가 높은 제품에 집중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정부뿐 아니라 유통과 제조사도 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와 가격 인하 노력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뱅크 윤재용 연구원은 “한정된 예산으로 경기 부양정책의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도 해외의 사례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