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수립 중인 추가경정예산에 정보기술(IT) 관련 ‘디지털 뉴딜’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학회와 협·단체가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강력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국회에서도 여야 의원들이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대대적인 ‘디지털 뉴딜’이 필요하다며 예산이 대폭 삭감된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쟁점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
10일 한국정보통신학술단체연합회·한국정보산업연합회·한국IT서비스산업협회·한국SW산업협회 등은 기획재정부의 디지털 뉴딜 예산 대폭 삭감에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본지 3월 10일자 1면 참조
이들 단체는 성명서에서 “미국이 IT·SW 인프라 사업에 연 300억달러를 투자해 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일본 또한 3년간 IT산업에 3조엔을 투자함으로써 경제위기 극복에 나선 상황에서 기획재정부가 IT서비스·SW 분야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 뉴딜은 SW·교육·콘텐츠·의료정보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 실업을 구제하는 등 단기간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위기 이후 국가의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정부의 추경안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국회의원들도 디지털 뉴딜 예산 삭감 소식에 우려와 함께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쟁점화할 뜻을 내비쳤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월 국회에서 정부가 IT 분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해 놓고 결국 4대 강 살리기 등 토목공사 위주로 예산을 편성해 정부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상임위부터 철저하게 검증하고, IT 분야 예산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예결특위 소속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IT·SW 분야에 중소 벤처기업이 많아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에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줄도산이 우려된다”며 “질 좋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번 추경 심사에서 정보화 예산을 증액하도록 의견을 적극 개진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배은희 의원, 이종걸 의원 등 지경위와 문방위 소속 의원도 디지털 뉴딜 예산이 거의 반영되지 않자 국회 심의과정에서 적극 문제로 삼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기획재정부는 이주 중 추경예산안을 확정하기로 하고 IT 관련 부처가 당초 요청한 1조2000억원대 예산을 70% 가까이 삭감하기로 하고 막판 심의 중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추경예산안은 이번 주말까지 계속 관계부처와 협의할 예정이어서 여전히 규모는 유동적”이라면서도 “지금이라도 정보화 분야에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있으면 반영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