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업계가 파산보호와 이합집산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한 세대 앞선 퓨전메모리를 개발, 경쟁업체와 기술격차를 더욱 벌렸다.
10일 삼성전자는 40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8기가비트(Gb) 용량의 퓨전메모리 ‘플렉스 원 낸드(Flex-OneNAND)’ 개발에 성공, 이달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 개발로 최근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고성능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해 부진에 빠진 낸드 메모리 수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8Gb 플렉스 원낸드는 퓨전 메모리 제품 중 세계 최초로 40나노 공정을 적용한 제품이다. 기존 60나노급 4Gb ‘플렉스 원낸드’ 제품 대비 생산성을 약 2.8배 향상시켜 제품 원가 경쟁력을 한 단계 더 강화했다.
특히 이 제품은 초고속 싱글레벨셀(SLC) 낸드와 기가급 대용량 멀티레벨셀(MLC) 낸드의 특성을 결합한 차세대 퓨전 메모리다. SLC와 MLC를 결합한 퓨전메모리는 삼성전자만이 개발한 제품으로 기존 메모리보다 1세대 앞선 제품이다.
이번 8Gb 플렉스 원낸드 제품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휴대폰 업체에서 직접 플렉스 원낸드 내 SLC와 MLC 용량을 자유 자재로 디자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즉,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코드용 SLC 메모리와 사진 및 동영상 등의 데이터 저장용 MLC 메모리를 원칩으로 구현할 수 있다.
또 내장 타입의 확장 스토리지인 ‘모비 낸드(Movi-NAND, 낸드+MMC)’까지 제어, 휴대폰 업체가 대용량 내장 스토리지를 갖춘 제품을 개발할 때 별도 소프트웨어가 필요 없다. 플렉스 원낸드는 그 자체로 약 1GB MLC 낸드 용량을 갖추고 있고 MLC 낸드 플래시 대비 4배 이상 고속의 읽기 성능을 구현, 대용량·고성능·저소비전력 등 고효율 성능을 요구하는 하이엔드 휴대폰에 적합하다.
삼성전자는 8Gb 플렉스 원낸드를 양산함으로써 고성능 스마트폰의 퓨전 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폰은 터치 방식 도입 및 고해상도 지원으로 갈수록 고기능화·대용량화되고 있다”며 “세트 업체들이 ‘플렉스 원낸드’를 탑재하면 시장 상황에 맞게 휴대폰을 설계, 개발 편의성·소형화·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원낸드 제품도 40나노급 공정으로 1·2·4Gb 제품을 양산해 타사 대비 1∼2세대 앞선 제품 경쟁력 우위를 지속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별화한 제품의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원낸드 제품의 생산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이를 기반으로 퓨전 메모리의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고 대용량 카드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수민·서동규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