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한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가로등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제품을 출시한 대다수 업체들이 국내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록 일본 니치아의 사례처럼 광범위한 특허 공방으로 비화될 소지는 적지만, 하이브리드형 가로등이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특허 분쟁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녹색성장 의지에 따라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하이브리드형 가로등을 시범 도입하면서 마토랜드·테크원 등 LED 조명 업체들과 에이티티 등 풍력발전 업체들이 이 제품을 개발 완료하고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 출시된 대다수 제품들은 특허 분쟁에 휘말릴 공산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가로등 관련 특허 10여종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일부 기업·개인들이 보유하고 있지만, 기술 이전이나 특허 사용 계약을 맺은 제품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00년 ‘혼합 발전형 가로등(실용실안 20-0209969-0000)’을 특허 등록한 바 있다. 원자력연구원 기술이전팀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식 특허 계약을 맺고 제품을 출시한 업체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면서 “향후 다른 업체들의 특허 침해 사실을 면밀히 조사·검토한뒤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일하게 특허 사용계약을 맺은 곳은 LED 조명 전문업체인 타보스(대표 장택순)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태양광(135KW급)과 리튬폴리머 전지(800W급), LED(70W급)를 이용한 하이브리드형 가로등을 개발, 최근 서울 서초구와 경남 남해시 등에 시범 설치했다. 낮 동안 태양전지판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리튬폴리머 전지에 저장해 불을 밝히고 장마철 등 일사량이 고르지 못한 날은 일반 산업용 전기를 끌어 쓸 수도 있다. 타보스는 이 가로등의 특허를 출원하려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포괄적 상위 특허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 오히려 특허료를 내고 이 기술을 이전 받았다.
하이브리드형 가로등은 서울을 비롯, 강릉시·통영시·남해시 등 다수의 지자체에 시범적으로 설치되는 추세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