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서민들의 술자리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불경기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불쭈꾸미, 닭꼬치 등 포장마차류에서부터 오징어, 육포 등 가공식품까지 술안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최근 2개월간 가공 및 즉석안주 판매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1·2월 두 달간 가공안주는 1만400개가 팔려나갔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즉석 안주류 역시 최근 2개월간 7만8400건이 판매되며 지난해 동기보다 두 배 높은 판매량을 올렸다. 인기 있는 안주로는 불쭈꾸미, 오돌뼈, 닭꼬치 등 포장마차류의 매운 식품으로 즉석안주 판매량의 60% 가량을 차지했다. 가공 안주로는 오징어와 쥐포, 육포 등 씹어먹는 안주류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쉽게 상하지 않는 점에서 부담이 적어 대용량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이다.
옥션도 최근 2개월간 오징어·쥐포 등 가공식품 안주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0% 급증했다.
이진영 G마켓 식품운영팀장은 “식품의 경우 주로 여성들의 구매율이 높았지만 술 안주 관련 상품들은 특이하게 남성 고객 구입률이 30% 가량 증가했다”며 “이는 평소 술을 즐기는 남성들이 안주류를 미리 인터넷쇼핑을 통해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훼미리마트에서도 최근 2개월간 주택가 1000여 점에서 판매된 주류가 전년 동기대비 37%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7% 상승한 전점 매출보다 2배 높은 수치로 소주가 40.2%, 맥주가 39.8%로 가장 높았으며 막걸리·동동주 등 발효주가 32%로 그 뒤를 이었다.
김동준 보광훼미리마트 가공식품팀장은 “최근 들어 특히 주택가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퇴근길 또는 야근하고 늦은 시간에 귀가하면서 소량의 맥주나 소주 등을 구입하는 고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것을 볼 때 집에서 술자리를 갖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