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시장, 감자효과·산짜이에 주목”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의 최근 소비패턴에 관한 보고서가 나왔다.

12일 KOTRA가 내놓은 ‘불황기 중국시장, 소비트렌드를 읽어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의 소비특징은 ‘감자효과(Potato Effect)’와 ‘산짜이(가짜)구매’ 등으로 꼽혔다.

이 보고서는 불황의 영향으로 중국에서도 중저가 제품(감자)의 소비를 늘리는 소위 ‘감자효과(Potato Effect)’와 같은 알뜰구매가 보편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에 무료 통근버스를 타고 가서 특가판매 제품만 골라서 구매하거나 저녁 8∼9시 영업시간 마감 직전에 할인되는 야채와 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주로 퇴직한 중노년층이 그들이다.

인터넷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교통수단, 결혼 혼수용품, 아파트 인테리어 등을 공동구매하는 ‘핑커(Pinker)족’도 늘고 있다. 충칭 호텔설비 판매업체 통계에 따르면 작년 6월 5%에 그쳤던 공동구매 판매액이 작년 10월에는 20%로 급증했다.

외식 대신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위한 두유제조기, 전기오븐, 정수기 등과 같은 ‘홈메이드 서포트 상품’의 매출도 크게 늘고 있고, 라면 등 인스턴트식품과 냉장식품의 매출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뜰구매의 영향으로 고급담배의 매출이 감소하고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한 인터넷 담배 쇼핑이 급증하고 있다. 중저가 사치재를 선호하는 립스틱 효과로 화장품 판매가 늘고 있는 반면, 가격이 비싼 보석 장신구의 판매량은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가격으로 고가상품 구매 욕구를 충족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산짜이(山寨·가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산짜이 제품에는 휴대폰·컴퓨터·디지털카메라·TV 등 첨단 가전제품들이 많은데 폭넓은 소비층을 확보하면서 정품 생산업체의 매출과 이미지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중국 ZDC 인터넷 소비연구조사센터가 1월 실시한 산짜이 액정TV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3.3%가 산짜이 제품을 알고 있으며, 구매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40.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소비자들은 산짜이 제품이 정품과 성능의 차이가 적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같은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에 대해 KOTRA 중국팀 정준규 과장은 “중국 저가제품과의 무차별적인 가격경쟁보다는 ‘실속제품’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판매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산짜이 제품 확산에 따른 한국 상품의 브랜드 가치 보호와 고객이탈 방지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