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세계 일류기업 뜬다

창성이 생산하는 자성분말코어
창성이 생산하는 자성분말코어

  열악한 우리나라 부품·소재 산업의 현실에서도 최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전문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부품·소재 업계가 고환율에 따른 원가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향해 발빠르게 진출하려는 채비다.

기능성 금속 소재 전문 업체인 창성(대표 배창환)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성분말코어 생산 설비를 가동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가동하는 금속 분말 프레스는 3000톤급으로 기존 설비의 생산 능력에 비해 두 배 이상 크다. 창성은 대규모 금속 분말 프레스 설비를 통해 전기자동차·태양광발전·풍력발전 등에 필요한 대형 자성분말코어를 양산하기로 했다.

자성분말코어는 스위칭모드전원공급장치(SMPS)의 핵심부품으로 전류를 교류와 직류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변환 수치를 정확히 조정해주고 고주파 전자파를 없애주는 핵심 부품이다. 기능성 금속 분말 소재를 가공한 이 부품은 지금까지 고압 성형의 어려움 때문에 대형화에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다. 컴퓨터·평판 TV·휴대폰 등에 주로 응용되는데 그쳤던 이유다.

박재열 창성 상무는 “자성코어를 사용하면 전자파를 방지할 뿐 아니라 소음과 무게까지 줄일 수 있어 안정적인 모터 회전이 필요한 전기자동차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자성분말코어 생산에 뛰어든 이 회사는 미국 마그네틱스 등 해외 경쟁사를 제치고 이미 지난 2004년부터 세계시장 점유율 1위(30%)를 달리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설비·약품 및 나노소재 전문업체인 케이피엠테크(대표 채창근)는 한국섬유기술연구소와 공동으로 나노 공정을 이용한 반영구 항균화학섬유를 개발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화학섬유 계통과 셀룰로오즈 천연섬유 계통에 대한 향균섬유로는 세계 최초다. 종전 항균 섬유는 은 이온·입자를 섬유에 묻히는 방식이어서 여러번 세탁을 반복하면 항균 방취기능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나노 무기 물질을 도포·분산시켜 섬유 원사에 항균성분이 일정하게 분산되도록 했다. 50회 이상 세척해도 살균력을 99.9%까지 재현할 수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표면처리와 도금설비가 주력 사업이었던 이 회사는 이미 5년전부터 나노 소재에 대한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추진, 최근 나노 기술을 이용한 화장품과 섬유 등으로 사업영역을 성공적으로 확대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