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가 50% 이상의 절대적인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국내 스위치 시장이 폭풍 전야다.
스위치 시장에 돌아온 쓰리콤, 신규 진출한 주니퍼, 한국으로 눈돌린 HP 등의 업체는 물론 파운드리를 인수한 브로케이드 등이 시스코를 겨냥해 날을 세우고 공세를 준비중이다. 업계에서는 신규 경쟁자의 출현이 시스코의 ‘50% 벽’을 허물 수 있을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시스코의 국내 스위치 시장 점유율은 54%로 보고 있다. 나머지 7개 정도의 장비회사들이 18%, 다산네트웍스 등 30여개 국내업체가 2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시스코의 시장 점유율이 낮은 편이긴 하지만, 경쟁 업체가 넘볼 수 없는 독보적 1위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
특히 지난해는 경기침체 등의 여파에도 불구, 점유율이 소폭 상승해 경쟁자들의 기선을 제압했다.
가장 먼저 힘을 발휘하고 있는 곳은 스위치 시장의 옛 강자인 쓰리콤이다. 전략적 판단에 의해 기업용 시장에서 떠났던 쓰리콤이 전열을 정비,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삼성화재의 PoE 스위치 사업을 수주, 1300대의 ‘쓰리콤 스위치 5500’을 공급했다. 시스코 ‘윈백(win back)’ 프로젝트였다.
지난해부터 스위치 시장에 진출한 주니퍼도 ‘EX시리즈’를 필두로 시장 확대에 한창이다. 최근 출시한 EX8208과 2사분기 출시예정인 EX8216을 통해 백본 스위치를 갖추게 됨으로써 본격적인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이미 도로공사에 EX8200시리즈를 공급, 시장 검증을 마친 상황이다.
또 시스코와 긴밀한 협력 관계에 있던 HP가 프로커브 제품을 본격적으로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별도의 사업팀을 꾸려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세계적인 스토리지 인프라 솔루션 기업인 브로케이드도 지난해 12월 파운드리네트웍스를 인수,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파운드리를 인수함으로써 확장된 통합 네트워킹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시스코를 겨냥한 직접적인 언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알테온 사업부를 인수한 라드웨어도 새로운 복병이다. 국내 L4스위치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알테온과 라드웨어의 결합으로 인해 더욱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갖출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스위치 시장은 새로운 업체들의 출현으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며 “모든 업체들이 공략 대상은 1위 기업인 시스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