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국내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내년 말까지 신규 손실 규모가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1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피치는 내년 말까지 18개 국내 은행에서 대출자산 손실·유가증권 투자손실·환율상승 등에 따라 42조원 규모의 자산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한국 은행들의 예상손실을 감안했을 때 국내 은행에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요구되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 지원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조성중인 자본확충펀드 규모(20조원)는 충분치 못하며, 투입방식도 후순위채 등 부채성 자본을 이용하는 등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또, 피치는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은행의 단순자기자본비율(TCE)이 작년 6월 말 6.4%에서 2010년 말 4.0%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당국은 피치의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정부가 최근 조성 중인 20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국내 은행의 자본수혈과 은행들의 자체적인 자본확충을 감안할 때 추정 결과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작년 말 현재 국내은행의 단순자기자본비율은 6.23%로 씨티(1.5%)· BOA(2.8%)·JP모건(3.8%)·모건스탠리(4.4%)·골드만삭스(4.9%)·UBS(1.1%)·도이치방크(1.2%)·바클레이즈(1.3%)·코메르츠(2.9%) 등 미국과 유럽계 은행의 TCE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치는 내년 말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을 1543원, 회사채 부도율을 5%로 보는 등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을 가정해 국내 은행의 자본손실률을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국내 은행의 부문별 손실률도 건설대출 12%, 제조업 대출 10%, 모기지론 1%, 비모기지론 소비자대출 8% 등으로 비관적으로 봤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경우 선진국과 달리 은행 스스로 보통주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체적으로 자본확충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