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탄소거래소 만든다

 동아시아 지역을 아우르는 탄소배출권거래소가 이르면 올해 안에 한·중·일 3국에 동시에 들어설 전망이다. 이번에 설립되는 거래소는 순수 민간 자본에 의한 것으로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다.

 15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한·중·일 3국 민간기업 주도로 탄소배출권 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시기와 운영 방식 등을 놓고 물밑 작업 중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에 동시 추진되며 우선적으로 CER(CDM사업으로 획득하게 되는 탄소배출권)을 거래하게 된다.

 거래방식은 3국의 거래소를 인터넷으로 연결,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동시에 이뤄지도록 하는 게 기본적인 구상이다. 언어나 결제 방식은 기술적인 문제로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국내 유일의 탄소금융전문업체인 한국탄소금융(KCF)이 주도하며 중국은 베이징환경거래소, 일본은 미쓰비시UFG가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 일본은 의무감축국으로 수요자로 활동하며, 한국과 중국이 공급자 역할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일본 와타나베 하지메 일본 미쓰비시증권 위원장은 지난 기후변화위크 기간 중 “일본은 의무감축 국가로 온실가스를 2012년까지 1990년 대비 6%포인트 감축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2007년 현재 8.7%나 증가한 상황”이라며 “탄소배출권 최대 구입국 중 하나인 만큼 동아시아를 아우르는 거래소를 설립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어느 정도 거래가 정착이 되면 유럽의 유럽기후변화거래소(ECX)와도 연계해 국제 탄소배출권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며 “유럽시장의 장 종료 시간과 동아시아 시장의 개장시간이 맞물리기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래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는 않다. 의무감축국이 아닌 이상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는 힘들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가 의무감축국 대상으로 포함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거래소를 설립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꼬집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