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을 이용해 2차전지의 사용시간과 출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 번 충전으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휴대폰과 노트북 등 모바일기기는 물론 고출력이 요구되는 전기자동차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금동화) 에너지재료연구단 김일두 박사팀은 대용량·고출력 전지 특성을 가지는 2차전지용 나노섬유 전극소재를 값싸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2차전지는 양극과 음극이 분리막에 의해 분리돼 있는데, 전지를 장시간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특성의 음극소재가 필요하다. 높은 출력이 요구되는 전기자동차 등에는 고출력 양극소재가 필요한데, 현재 상용화된 흑연계 음극소재는 충전 이론 용량이 372㎃h/g로 저장 능력에 제한이 있어 장시간 사용이 어렵다. 흑연계보다 용량이 높은 음극소재로 실리콘(4200㎃h/g)이나 주석(900㎃h/g)계열의 나노입자 및 나노와이어 연구가 활발하지만, 이러한 소재들은 가격이 너무 높아 대량생산에 어려움이 있었다.
김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음극소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양극소재를 저가에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주석계열 나노섬유 음극소재를 만든 결과 전지가 고효율에서도 600㎃/g 이상 대용량 특성을 유지하고 충방전을 500회 반복해도 전극 안정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흑연계 소재보다 충전속도는 4배, 사용시간은 2배 이상 성능이 뛰어났다.
KIST는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에이엠오(대표 김병규)와 2차전지 소재 제조기술 통상 실시 계약(선급금 5억원)을 체결했으며, 에이엠오는 양산 공정 개발에 착수해 2∼3년 내에 응용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미국·일본·중국 및 PCT 등에 6건의 특허를 출원중이다.
김 박사는 “1차원 나노섬유 구조의 전극소재를 이용해 2차전지를 제조, 높은 충방전 효율과 고속 출력이 동시에 가능해졌다”며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 휴대용 2차전지와 고출력 특성이 필수적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등에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