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롱뽀롱 뽀로로’의 성공 이후 국내 신생 창작 애니메이션 기업들은 3∼6세 사이의 영유아층을 공략한 작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툰집애니메이션(대표 강남규)은 영유아물이 주도하는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6∼11세 아동층을 공략한 작품 ‘로봇 알포’로 세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명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작업실로 썼다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는 13명의 직원들이 툰집애니메이션의 첫 창작 도전작인 ‘로봇 알포’ 제작에 한창이었다.
강남규 사장은 “세계적으로 6∼11세 연령대가 애니메이션과 부가상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2006년부터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한 끝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로봇 알포는 툰집애니메이션이 이탈리아의 카툰원과 공동 제작하는 3D 애니메이션으로 로봇과 사람의 ‘화합(Harmony)’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미 해외 투자는 완료된 상태며 밉컴, 밉TV 등 해외 방송 전시회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보일 때마다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주목받는 작품이다.
특히 ‘스파이더 맨’ ‘닌자거북이’를 쓴 미국의 유명 시나리오 작가 제프리 스콧이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면서 명실공히 글로벌 프로젝트로서 가능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제프리 스콧은 에미상 수상 경력만 3회에 이르는 작가로 20여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600편이 넘는 TV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를 썼다.
로봇 알포는 처음부터 애니메이션으로 기획된 것은 아니다. 캐릭터 인형(액션 피겨)으로 구상된 캐릭터를 보고 게임 개발을 고민하다 애니메이션 시장의 잠재력과 팽창 가능성을 보고 애니메이션 제작을 결정했다.
50번이 넘는 디자인 수정을 통해 완성된 로봇 캐릭터들과 작곡가 김형석이 제작한 음악이 있었지만 처음으로 로봇 알포를 해외 전시회에 내놓을 때는 긴장도 됐다.
강 사장은 “노하우도 없고 영어도 자신 없었지만 해외 바이어들이 작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차츰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좀 더 효율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3D 애니메이션의 움직임을 한층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기술과 반복되는 움직임을 저장해 복사해 쓸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이 기술력으로 작년 소프트웨어진흥원의 글로벌 CG프로젝트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툰집애니메이션은 로봇 알포의 정규 방영에 앞서 이르면 다음달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과학관에서 학습용으로 쓰일 7분짜리 3D 입체 영상물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에서 가능성을 점쳐 보고 아이들에게 캐릭터를 친숙하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사진=정동수 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