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세빗서 한국 제품 `돌풍`

독일 하노버에서 3일부터 8일까지 개최된 정보통신 박람회인 세빗(Cebit)에서 우리 기업들이 내놓은 제품들이 시장 선도력과 아이디어, 품질력 등 다양한 부문에서 타국가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뽐낸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17일 세빗에서 한국산 그린IT 제품과 아이디어 상품 등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 상대인 일본은 물론 중국 기업들에 비해 우수해 바이어들의 잇단 상담 의뢰와 참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린IT 제품의 인기가 높았다. 절전형 콘센트를 출품한 웰바스와 잉카 솔루션은 200명 이상의 바이어와 상담하고 현장 계약까지 하는 성과를 올렸다. 에이디파워(AD Power)사의 대기 전력 측정기에 대한 반응도 좋았다. 2010년 발효예정인 EU의 대기전력 1W 이상 가전제품 및 사무전자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 규정, 경제위기에 따른 절전 추세, 참신한 디자인이 히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KOTRA는 분석했다.

아이디어 상품에서는 일본과 중국을 따돌렸다. 위치 추적용 단말기 업체 큐맨은 어린이, 노약자, 반려동물, 차량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안정성, 고감도 안테나, 저전력 회로설계, 초소형 외관, 방수기능을 두루 갖춰 400명 이상의 바이어와 상담하고 올해 오더 물량을 현장에서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동차용 블랙박스를 출품한 디테그(D-TEG) 및 이시스디티에스도 바이어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개당 25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아 200만달러의 현장 계약과 함께 500명 이상의 바이어를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초박막 형 가전용 케이블을 출품한 브로콜리는 유럽, 특히 독일 전자 유통업체의 큰 인기를 누렸다. TV, 컴퓨터의 지저분한 케이블을 평면테이프처럼 만들어 와이어리스(wireless)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된 케이블로 500명의 바이어와 상담하고 현장에서 600만달러의 계약을 이뤄냈다.

중국산 저가공세를 단번에 무력화시킨 상품도 있다. 100유로대의 중국산 화폐계수기는 기능이 단순한 반면 250유로대 한국산은 계수 기능뿐 아니라 위폐 감별, 폐화폐 분리 기능까지 있어 고급산을 선호하는 유럽바이어들의 주문이 넘쳤다. 단순형은 중국산, 복합형은 일본과 독일산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으나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기술력과 환율효과로 한국산이 중국산과 일본산을 동시에 따돌리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컴퓨터 모니터의 고정기를 생산하는 에이스힌지텍은 360도 회전이 가능한 힌지를 선보였다. 중국산 단순형과 차별화함으로써 독일 바이어들은 디자인, 품질 만족에 원화가치 하락까지 보태져 높은 구매의사를 보였다.

한편, 이번 박람회의 한국관에는 작년보다 4개사가 줄어든 76개사의 한국 업체가 참가했다. 이들을 상대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70%가 작년보다 더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30%는 작년과 같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여 경기침체에도 올해의 참가 성과가 더 좋았음을 보여줬다고 KOTRA는 설명했다.

한국관을 운영한 KOTRA 김평희 함부르크센터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에서도 그린 IT제품처럼 시장 선도력, 참신한 아이디어, 높은 기술력만 있으면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