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임내규 차세대컴퓨팅협회장 "IT와 전통산업 잇는 허브로 위상 재정립"

[이사람] 임내규 차세대컴퓨팅협회장 "IT와 전통산업 잇는 허브로 위상 재정립"

 임내규 전 산업자원부 차관(64)이 다시 산업계에 복귀했다. 신임 차세대컴퓨팅협회 회장을 맡았다. 지난 2003년 차관직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나 한국화이자 본부장, 가천의학 전문대학원 부총장, 대성그룹 상임고문까지 여전히 한 발을 산업 쪽에 담그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아예 산업계를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회장직 수락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IT·컴퓨터 분야도 생소할 뿐 더 다시 현장에서 뛴다는 게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공직생활 이후에 마지막으로 개인보다는 산업과 경제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차세대컴퓨팅협회는 웨어러블PC·유비쿼터스 컴퓨팅과 같은 차세대 컴퓨터 분야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다. KT·삼성전자·LG전자·레인콤 등 주로 하드웨어 업체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협회 일에 관여해 왔으며 최근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거쳐 정식 회장으로 선임됐다. 협회 회원사가 아닌 외부 인사가 회장직을 맡기는 협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앞으로 컴퓨팅 분야는 지금보다 더 중요해 질 것입니다. PC·자동차·휴대폰 등 시장을 뒤바꿀 새로운 혁신 상품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90% 이상의 신기술은 기존 단말기에 지금 기술을 접목해 개선하는 방식일 것입니다. 컨버전스가 주요한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는 셈이죠. 컨버전스 시대의 핵심 기술이 바로 컴퓨터입니다.”

 임 회장은 “컨버전스 시대에는 인간 중심(Human Centric) 컴퓨터, 끊김 없는(Seamless) 네트워크, 테라(Tera)급 컴퓨팅 용량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될 것”이라며 “협회는 이 세가지 축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나름의 협회 역할도 정립했다. “결국 시장의 문제입니다. 산업이 활성화하려면 시장이 필요한데 가장 좋은 방법은 경쟁입니다. 경쟁을 위해서는 기업끼리 확실한 차별 포인트가 있어야 합니다. 제네시스가 좋은 사례입니다. 제네시스는 디자인·성능 면에서 경쟁 차종과 크게 나은 게 없습니다. 대신에 오디오 성능 만큼은 최고라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차별화에 성공했기에 수요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산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은 다르지만 서로 다른 포인트를 가지고 경쟁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임 회장은 “협회는 시장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며 “특히 자동차공업협회·섬유산업협회·선박산업협회 등 전통 산업과 협력 관계를 통해 IT와 오프라인 산업을 잇는 ‘가교’이자 ‘허브’로서 협회의 위상을 재정립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고상태기자 stk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