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위기 극복을 위해 해외사업을 구조조정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중남미에서 10년 동안 삼성전자 현지법인과 지점에서 근무해온 박윤배 리마지점장은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전 사업부문의 조직과 사업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이같은 이유로 지난 IMF 외환위기 당시 삼성전자가 실적이 악화돼 일부 해외 사업을 중단한 것에 대한 내부 비판적 시각을 들었다. 한국에 이어 1998년 외환위기를 맞았던 브라질에서 근무했던 박 지점장은 “당시 리스크가 높아진 TV사업을 중단하고 대신 모니터를 강화하는 식으로 판매 패러다임을 바꿨지만, 시장에서 철수했다가 다시 들어가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돼 후회를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어렵더라도 사업 명맥을 유지하면서 의미 있는 시장인 하이앤드(첨단기술)쪽을 겨냥하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배경으로 철저한 관리를 이유로 꼽았다. 박 지점장은 “(경쟁사 대비) 재고와 채권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과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ERP)가 연동된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페루지점은 거래실적이 최근 수년간 30%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 1·2월 급격한 페루 경기 침체로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공격 행보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전반적으로 수요가 줄어들 경우 가격을 낮추고 보급형에서 승부를 하면 안 된다”며 “경쟁사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하이앤드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페루에서 마케팅비용을 줄이고 있지만, 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은 강화할 예정이다.
그는 중남미 지역 마케팅 특징에 대해 “거래업체 사장집의 숟가락 개수까지 알 수 있어야 한다”고 표현했다. 그는 “경제 체질이 약한 중남미에서 장사를 하려면 리스크를 최대한 예상을 하고 대책을 세우고 해야 하다”는 점도 들었다.
올해 거래규모 2조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그에게 해외에서의 마케팅 노하우를 물었다.
“이곳에서는 대통령, 교통통신부 장관 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그때마다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합니다. 또 공무원이던 거래처든 일단 친해지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집에 초대하는 것입니다.”
리마(페루)=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