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에게 한미 통화스와프 한도 확대와 만기의 추가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지난주 막을 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윤증현 장관이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통화스와프 연장 및 확대 부분을 요청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증현 장관은 재무장관 회의 동안 가이트너 장관을 만나 현재 300억달러 한도에 10월 만기로 돼있는 두 나라간 통화스와프를 외화 유동성 안정 차원에서 확대와 연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작년 10월말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164억달러를 사용한 상태다. 올 4월말 끝날 예정이던 통화스와프 만기를 오는 10월말로 6개월 연장한 바 있다.
신 차관보는 “윤 장관이 G20 장관회담 휴식 시간이나 리셉션 등에서 미 재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미통화스와프 얘기도 나왔다”면서 “하지만 미국 측은 이에 대해 답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신 차관보는 최근 G20 체제의 위상이 급상승했으며 공동의장국인 한국의 입지 또한 올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G20 체제가 국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기구로 자리매김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 경제동향 발표 전에 G20에 보고하고 워싱턴 정상회담의 47개 과제 중 액션플랜을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추인받도록 하는 등 G8에서 G20으로 무게가 이동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각국의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해서는 “유럽은 과거 재정 지출 확대에 따른 문제점을 평가하고 확대하자는 입장인 반면 미국·호주·한국 등은 선제적인 재정 지출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내달 G20 정상회의까지 의견 조율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영국 언론의 한국 때리기와 관련해 “윤 장관이 영국 재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왜곡 보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이에 대해 영국 장관도 자국 언론 때문에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덧붙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