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의 메카 `G밸리`] 입주기업 주택용 전기요금 지불로 ‘울상’

[IT기업의 메카 `G밸리`] 입주기업 주택용 전기요금 지불로 ‘울상’

 “경기 침체로 돈 한푼이 아쉬운 마당에 현재 주택용 전기 요금은 중소 기업의 자금 숨통을 더욱 옥죄고 있습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에 입주한 모터 펌프 제조 기업인 H사 대표는 작년 한국전력에 주택용 전기 요금 체계를 산업용 전기 요금 체계로 전환해달라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입주 공간 내 선반·밀링 등 제조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이 회사는 설비 공장은 지방에 있고 우수 연구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G밸리 아파트형 공장에는 연구소 및 사장 개인 집무실을 두고 있다.

 이처럼 G밸리에 설립한 대다수 건물들은 무늬만 ‘아파트형 공장’일 뿐 실상은 ‘오피스텔’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올 들어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서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상당수 제조·IT기업들의 불만이 절정에 달하기 시작했다. 기왕 주택용 전기 요금을 낼 바에 ‘아파트형 공장’ 또는 ‘디지털 산업 단지’란 말을 아예 사용하지 말아야 하지 않는냐고 강변한다. 통상 산업용 전기요금에 비해 주택용 전기요금이 약 1.7배 비싸다.

 이호성 위나트디자인 사장은 “G밸리 입주 기업의 전기 요금 과금 문제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설비가 들어선 순수 제조업 중심의 산업 단지에서 IT 및 R&D 등 지식서비스 중심의 산업단지로 바뀔 것을 예측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G밸리 내 아파트형 공장에 연구 개발 시설을 갖춘 제조업 내지는 IT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값비싼 주택용 전기 요금을 내고 있다.

한전에서 요금을 부과할때 아파트형공장 입주 기업 중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에만 산업용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IT기반 서비스 기업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비록 한전이 전기 공급 약관에 ‘지식산업용 전기 요금’ 관련 특례 조항을 작년 1월에 작성, IT서비스 등 지식서비스 산업군의 업체도 할인 혜택을 적용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적용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아파트형 공장의 특성에 따른 문제때문이다. 즉, 동일한 아파트형 공장 내에서도 어떤 입주 기업은 주택용 전기요금을 부과해야 하고 또 다른 입주 기업은 할인혜택을 줘야하는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입주해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할인혜택 대상 입주 기업 개별에 전기 요금을 부과하려면 전기 배선 공사를 별도 진행해야하고 이로 인해 공사 비용이 추가 발생하는 데 한전이 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며 “지식경제부에 이러한 문제를 건의, 개선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스테크노타워 8차 입주 기업 측은 “G밸리에 IT산업 기업이 대부분 입주한 상황에서 전기요금 할인 혜택은 어려운 시기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된다”며 “벽산 7차 아파트형 공장 분양이 끝나는 시점인 6월께 한전에 전기요금 할인혜택에 대한 건의를 다시 한번 진행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