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사태 이후 4년만에 코스닥 시장에 바이오주 바람이 불고 있다. 태웅과 시가총액 1위 다툼을 벌이던 셀트리온이 지난 6일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꿰차는 등 바이오주가 코스닥시장을 달구고 있다.
18일 증시에서 바이오주는 셀트리온이 1.40% 상승한 1만4500원으로 시가총액 1조5494억원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2주 연속 지켰다. 디오스텍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고, 메디포스트(7.17%), 마크로젠(3.52%), 제이콤(2.69%), 알앤앨바이오(1.86%) 등 바이오주들이 상승세를 탔다. 특히 디오스텍은 전일 대비 1410원(14.55%) 오른 1만1000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50% 이상 급등했다. 메디포스트도 장중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이처럼 최근 바이오주들이 상승세를 타는 것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사건 이후 4년여 만이다. 최근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은 미국 오바마 정부가 줄기세포 허용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허용 확대를 논의하면서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과 일부 기업이 실적까지 겸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836억원에 영업이익 307억원으로 코스닥 대장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8%(201억원)와 120.8%(168억원) 신장한 것. 세원셀론텍은 지난해 매출 3184억원, 영업이익 576억원을, 혈당측정기업체인 인포피아도 매출 3723억원에 영업이익 112억원을 올려 주가를 뒷받침했다.
여기에 최근엔 우리 정부가 KB창투와 함께 세계 3대 바이오펀드로 꼽히는 버릴앤컴퍼니를 바이오펀드 운용사로 선정해 자금이 지원될 것이란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일부 기업의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의 주가가 최근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비록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일지라도 아직까지 실제 줄기세포나 세포치료제 등 순수 바이오를 통해 실적을 거둔 기업이 거의 없어 지나치게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셀트리온조차도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은 주당수익률(PER)이나 주당자산가치(PBR)로는 평가하기엔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평가했다.
바이오 업체 관계자도 “미국이 최근 줄기세포와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허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 분야에서 국내업체에 시장을 내줄 확률은 거의 없다”며 “바이오주에 대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