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운동회 때 꼭 빠지지 않는 게임이 이인삼각 경기다. 이인삼각 경기에서 이기는 커플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예전부터 죽 알았던 사이처럼 허리와 어깨를 꼭 부여잡고 한 사람인 것처럼 밀착한다. 둘째, 상대 속도를 배려하며 다리가 긴 사람은 보폭을 좁히고 다리가 짧은 사람은 보폭을 넓힌다. 셋째, 상대와 박자를 맞추기 위해 한 입으로 ‘하나둘’ 구호를 외친다. 한 번은 서로의 발을 보고 한 번은 도달해야 할 목적지를 본다.
갈등 해결방법은 이인삼각 경기와 닮아 있다. 공통의 목표가 있는데 서로가 엉켜 있고 그것이 상대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갈등을 풀 때도 이인삼각 경기하듯 해야 한다.
갈등의 싹을 잘라버리는 방법도 있다. 통계적으로 화장실이 두 개 있는 집이 부부싸움을 덜한다고 한다. 의외로 치약 짜기, 샤워 부스 청소 등 사소한 것이 싸움의 발단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화장실이 두 개면 각자 부딪힐 일이 없으므로 싸움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갈등은 가치관이나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도 생기지만 기획이 잘못되고 제도가 엉성한 때에 더욱 많이 생긴다. 영업사원은 열심히 영업했을 뿐인데 물류가 안 받쳐줘서 고객 클레임이 생긴다. 지역 분할이 안 되서 본의 아니게 싸우기도 한다. 기획과정의 실수는 빨리 발견해 조속히 조치를 취하는 것이 관건이다.
치통이 있을 때 비로소 우리에게 이빨이 있음을 인식하듯이 갈등이 발생해야 비로소 기획의 허점을 발견한다. 작은 불이 끄기 쉬운 것처럼 발견한 즉시 방법을 찾으면 해결책도 쉽다.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서로 오해 없이 대안을 모색할 때 갈등은 건설적인 창발을 만들어낸다. 갈등이 디딤돌이 되는지 걸림돌이 되는지는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