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자동차산업 구조재편의 전망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제위기에 따라, 급속도로 자동차산업의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
세계 선두 20개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경제위기에 따른 대응 능력을 측정해 4개 그룹으로 구분함으로써 업계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현대기아차·독일 폴크스바겐그룹 등 충격은 작고 대응 능력이 큰 그룹은 약진하고. GM·포드 등 충격은 크고 대응 능력이 작은 그룹은 쇠퇴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구조개편 과정에서 상, 하위 그룹 간의 격차가 줄어들고 시장점유율이 재편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의 내수판매는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지만 미국, 일본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에 비하면 그래도 형편이 훨씬 나은 편이다. 이러한 조건들은 신흥국 시장 점유율이 크고, 소형차 비율이 높아 불황기에 강한 현재의 국내 자동차산업이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반면에 일본 및 미국 업체에 비해 친환경 차량에 대한 투자가 10년 이상 늦었다는 점은 국내 자동차 산업을 절체절명의 위기에 맞닥뜨리고 있다. 과거처럼 정부의 지속적인 개입 노력에 의해 대규모 개편이 실행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국내 자동차업계는 스스로 시장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주류의 자동차 시장으로 진입할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2000억원에 달하는 벤처 자본금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인 닛산과 연합전선을 형성해 전기자동차 시장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프로젝트 베터플레이스, 전기자동차의 미래성을 바탕으로 1억3500만달러의 초기 투자를 시작하는 덴마크의 정부기업 동에너지 회사, 100년의 시간과 함께 세계 초일류기업에서 파산을 목전에 두고 있는 GM·포드를 보면서, 2015년 세계 선두권 진입과 함께, 2050년까지 자동차 경쟁력을 유지할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나아갈 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 순수 전기차(EV)라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이정용 레오모터스 대표 jyl2000@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