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고 오랫동안 쉬었던 타이거 우즈가 드디어 투어에 복귀했다. 지난주에 열렸던 WGC 대회에서는 톱10에 들었을 정도로 예전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주었지만 아직 완벽하게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보여줬다.
드라이브 샷이나 아이언 샷 등의 롱게임은 예전과 차이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좋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쇼트게임 특히 퍼팅은 작년에 비해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2∼3m 퍼트를 넣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이 질문에 대답은 겨울 동안 골프를 쉬었던 골퍼들이 3∼4월 라운딩에서 퍼팅 때문에 고생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오래 골프를 쉬더라도 드라이브 샷·아이언 샷 같은 롱게임은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나쁜 습관이 없어져서 더 좋은 샷을 하는 것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칩샷이나 퍼팅과 같은 쇼트게임은 상당히 나빠진다. 쇼트게임은 기술보다는 감각에 의해 거리를 맞추기 때문이다.
골프를 몇 달 쉬게 되면 제일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거리감이다. 칩샷은 터무니없이 길어지고 퍼팅 역시 생각보다 길게 굴러간다. 이를 의식한 골퍼가 힘을 줄여서 치려다 보면 칩샷은 뒤땅을 치기가 일쑤고 퍼팅은 터무니없이 짧아지거나 브레이크를 너무 먹어서 홀컵 주위에서 휘어지기 쉽다.
이번 타이거 우즈의 게임을 방송으로 보면서 오래 쉬면 쇼트게임 감각이 떨어지는 것은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이 좀 푸근해졌다. 타이거 우즈도 그러는데 우리 정도야….
그렇다면 봄철 골프에서 쇼트게임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최선’이다. 어차피 오래 쉬었기 때문에 거리감은 없다고 보는 편이 옳다. 억지로 거리감을 느끼려고 하지 말고 어차피 망가질 것 그냥 편히 살자고 생각하면 의외로 작년 가을의 쇼트게임 거리감이 생기는 때가 종종 있다.
칩샷에서는 뒤땅도 많이 줄어들게 되고 퍼팅도 약간 길게 지나가겠지만 투 퍼트로 못 막을 정도는 아니다. 이런 마음가짐이 봄철 골프에서 스코어를 지켜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