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이사장 “KRX 공공기관 지정 해제땐 사퇴”

이정환 이사장 “KRX 공공기관 지정 해제땐 사퇴”

 “한국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하면 사심없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이정환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사진)이 1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가 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과 관련해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 이사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면서 “시중에 자신 때문에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KRX를 독점법인으로 인정해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이를 해제하면 본인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부의 공공기관 지정으로 직원들의 업무가 위축되고 금융기관을 비롯한 주주들의 이익도 훼손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법률적인 차원에서도 공공기관 지정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 지정은 1년에 한번 제로 베이스에서 이뤄지며 해제는 수시로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사장은 “거래소 허가제 입법안이 의원 입법으로 발의돼 이 법안이 처리되면 공공기관 지정 논리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구체적으로 사퇴 압력이 있는지와 공공기관 지정을 저지하기 위한 행정소송 제기 여부 등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29일 거래소를 준정부기관으로 지정해 감사원의 감사와 정부의 예산통제 등 관리 감독을 받도록 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