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학에 외국학생 `북적`

정규 학사 취득 장점 알려지며 3~4배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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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티오피아 국적인 게브루 베텔씨(29)는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그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해외봉사단 훈련소에서 시간강사를 하는데 일과 병행할 수 있는 인터넷 수업을 원해 입학했다”며 “앞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비교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학교 글로벌 경영학과에 입학한 제임스 정씨(43)는 뉴욕에 살고 있다. 그는 “미국시민으로 살면서 현지 대학 입학도 고려했지만, 저렴한 등록금에 좋은 커리큘럼이 맘에 들어 지원했다”며 “경희사이버대는 미국 뉴욕에서 입학설명회를 개최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이버대학이 외국인 학생으로 붐빈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현지에서 입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원격대학협회에 따르면 올해 17개 사이버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은 1000명을 넘었다. 지난해 사이버대학의 총외국인 학생 수였던 265명에서 3∼4배 증가했다. 지난 10월 12개 사이버대학이 고등교육기관으로 전환돼 일반 대학과 동등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인식이 외국인 사이에 확산되고 있어 입학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0.59%였던 재학생 중 외국인 비율이 올해 껑충 뛸 전망이다. 1% 초반대인 일반대학과 산업대학의 외국인 비율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경희사이버대에는 올해 302명의 외국인이 입학했다. 작년 63명에 비해 5배 정도 증가한 수치로, 전례없는 최다 인원이다. 국적도 미국, 일본, 중국에서부터 몽골, 태국, 가나까지 전 세계를 망라한다. 2006년부터 해외에서 입학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학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박건우 경희사이버대 총장은 “향후 동남아 지역 외국인, 해외거주자들의 한국어 교육 수요가 있어 싱가포르 등 이 지역 국가에서의 해외 입학설명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며 “사이버대학들의 국제진출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맡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디지털대는 올해 브라질, 네덜란드 등 외국인 입학생이 40명을 넘었다. 2007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수치는 국적은 한국이지만 외국 현지에서 사이버대 정규과정을 듣는 교포 등 해외 수강자 176명은 제외한 것이다.

 사이버한국외대 역시 정원 내 학생 수에 비해 외국인의 비율이 높다. 올해 30명을 훌쩍 넘는 학생이 입학했다. 향후 LA, 도쿄, 베이징 등에 해외 분교를 설립해 해외 대학생 유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이버대학 외국인 입학 붐은 최근 동남아 등지에서 한류 붐이 일어나면서 본격화했다. 입학 후 해외로 나가 강의를 들어도 문제 없이 정규 학위를 딸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입학문의가 크게 늘었다. 또 미국, 캐나다, 인도 등 외국대학과 공동복수학위 제도를 추진하거나 협정을 맺는 사이버 대학이 늘어난 것도 외국학생 입학 붐에 기여했다.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은 “온라인을 통해 학사 자격증을 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해외학생 유치에 주력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