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가 연구개발(R&D) 신규 과제의 경쟁률이 최근 3년 가운데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위기일수록 R&D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진 가운데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R&D 투자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불황에 따른 투자 재원 부족으로 인해 국책과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점도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22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산업기술평가원(원장 이계형·이하 산기평)이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환경부 등 올해 사업별·연도별 신규과제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최근 3년 동안 역대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기평이 지난 2월과 3월 접수를 마감한 단기 신규 과제 지원 경쟁률은 산업 핵심기술 개발사업은 13개 과제 모집에 156건의 과제가 접수돼 1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07년 7.8 대 1, 2008년 3.6 대 1에 비해 대폭 높아졌다.
우수 기술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부설 연구실을 집중 지원하는 우수 제조기술센터사업도 지난해 4.8 대 1에서 올해 6 대 1의 경쟁률로 껑충 뛰었다.
또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기술혁신 개발사업은 지난해 3.9 대 1의 경쟁률에 머물렀으나 올해 4.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환경부의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 개발사업도 지난해 3.8 대 1에서 올해 4.1 대 1로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창화 산기평 기술평가본부장은 “신규 과제 경쟁률이 높다는 것은 곧 중소기업들의 R&D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내 경기 활성화와 기업의 기술 개발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기업 R&D 지원금 예산 비중을 더욱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높아진 경쟁력은 경기 침체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R&D 투자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 R&D 지원 예산의 확대와 민간 금융 부문의 지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기평이 지난 1월 ‘2009년 지식경제 기술혁신사업 설명회’ 참석자 26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술 혁신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이 ‘R&D 투자자금 부족’(58.4%)을 꼽았으며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정부 R&D 정책자금 활용 확대’(44.4%)를 제시했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