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EC) 호스팅 업체들이 ‘역샌드위치’ 상황을 틈타 ‘디지털 실크로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원화약세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한국 제품을 찾는 해외고객들이 늘었을 뿐 아니라 해외 판로를 개척하려는 인터넷몰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외진출을 꾸준히 진행해 왔던 EC호스팅 업체들에겐 최근의 ‘역샌드위치’ 상황이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됐지만, 우리나라 인터넷몰이 외국에서 물건을 팔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언어, 전자결제, 웹디자인 등 여러 인프라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았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EC호스팅 업체들은 해외에 먼저 진출해 길을 닦고, 인터넷몰들이 해외에서 무역을 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EC호스팅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메이크샵은 일찍부터 해외진출의 문을 두드린 덕분에 최근 경제상황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메이크샵은 몇년 전부터 꾸준히 일본·미국·중국 진출을 준비해왔다. 최근에는 엔고 현상 덕분에 일본 ‘메이크트랜스’ 거래금액이 1년만에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메이크 트랜스는 국내 인터넷몰이 일본 웹에서 물건을 판매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일본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한국 인터넷몰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결제에서 해외배송까지 메이크샵이 중개를 해주는 것이다. 인터넷몰은 일본어로 번역돼 있어 일본 고객은 마치 자국 사이트에서 인터넷쇼핑을 한 것과 같고, 국내 인터넷몰 업체는 따로 일본 사업을 위해 디자인, 결제, 검색 등의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메이크샵은 또 지난해 12월 기존 미국 지사를 확대 개편한 메이크샵앤컴퍼니와 엑셀시어센터를 오픈하면서 미국 진출에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 진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필리핀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후 11월에 중국법인도 설립했다.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사장은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을 통해 인터넷몰 운영자들이 국내 사업과 유사한 형태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해외에 진출한지 얼마되지 않아 가시적 성과는 없지만, 이르면 올해 미국과 일본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다양한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이즈몰은 일본 현지법인 후이즈이치바를 통해 국내 업체들이 라쿠텐·야후재팬·옥션재팬·넷씨 등 일본의 주요 오픈마켓에 상품을 등록,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역샌드위치=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한국이 일본에는 기술력에서 밀리고, 중국에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현상을 샌드위치에 비유하면서 유명해진 말이 바로 ‘샌드위치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이 일본에는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고, 중국에는 기술력으로 앞서는 ‘역샌드위치 현상’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