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의 명칭 변경을 둘러싼 부처 간 신경전이 거센 가운데 내달 임시국회에서 공단 명칭변경의 가부가 결정날 전망이다.
22일 정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발의된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일부 개정안(김기현 의원 발의)’이 내달 임시국회에서 통과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에너지관리공단의 기능을 에너지 절약과 효율향상, 환경보전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사업까지 확대하고 기관명칭을 변경하는 내용도 담았다.
에너지관리공단은 10여년 전부터 공단 기후대책실을 갖추고 관련 업무를 추진해온 만큼 시대에 걸맞게 기관명을 변경하기로 하고 작년 10월 공모를 통해 ‘에너지기후변화공단’으로 선정한 상태다.
이와 관련, 환경부 측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에너지관리공단이 기후변화사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되고 기후변화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주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개정안을 발의한 김 의원 측에 기관명칭 변경문제는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 제정 이후에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정부입법이 타당하다고 항의키도 했다.
현재 환경부는 기후변화협약과 관련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지속가능위원회와 국무총리실 기후대책단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녹색성장위원회로 통폐합, 총괄하게 되면서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김 의원 측은 기후변화에선 온실가스 감축 비중이 크고 이 가운데 에너지가 84%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에너지를 담당하는 공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도 “정부가 입법을 추진중인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과 상관없이 공공기관은 명칭만 듣고 해당업무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단지 대국민 홍보를 위해 기후변화라는 문구를 삽입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단은 10여년 전부터 기후대책실을 갖추고 관련 업무를 추진해왔으며, 국내 최초로 온실가스 등록소와 CDM인증원을 설치하는 등 이미 기후변화 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단순한 기관명 변경 문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기후변화정책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환경부와 지식경제부 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진 에너지관리공단의 기관명 변경결정 여부에 이목이 몰리고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