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R&D 현장 출연연을 가다] (5) 화학연구원

[그린 R&D 현장 출연연을 가다] (5) 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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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은 석유보다 30∼40% 가량이나 더 많은 4000조 ft㎥(피트 세제곱미터)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는 채굴보다 이송 방법상의 문제로 인해 실제 이용에는 어려움이 많다. 채굴 전 액화 상태이던 가스가 상온에서는 기화되기 때문에 저장에 문제가 발생한다. 가스를 채굴해도 운송에 관한 경제성이 만만치 않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이같이 지리적 특성 등에 의해 이송이 곤란한 가스가 전체 매장량의 50%에 달한다.

그린 R&D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오헌승)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천연가스의 합성화 공정 개발에 나서 올해 테스트 플랜트를 건설한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처음 10㎏ 규모의 액화석유 파일럿 플랜트를 개발했다.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이 기술 개발에는 한국석유공사를 총괄기관으로 에너지관리공단과 대림산업, 두산메카텍, SK에너지,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참여하고 있다.

화학연구원의 전기원 석유대체연구센터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이면 채산성이 있다”며 “2∼3년 뒤면 상용화 수준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한국화학연구원이 이른바 ‘녹색성장 화학기술’을 테마로 개발중인 과제는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모두 30개였다. 올해는 8개 과제에 100억원이 훌쩍 넘게 투입된다.

기조는 다양한 석유대체 원료로부터 화학제품 및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과 지구 온난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저감 및 활용기술, 화학 및 바이오 융복합화 기술 등의 개발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지속 성장 가능한 ‘그린 테크 리더’가 되겠다는 것.

그동안 화학연은 우리나라 중공업 발전의 토대가 된 화학산업의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해 왔지만 지난 10년간 BT 붐이 일면서 생명공학의 트렌드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R&D 중심점에서 다소 비켜있던 것이 사실이고, 이를 만회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화학연은 가장 자신 있는 과제로 올해 천연가스를 액화합성 석유로 제조하는 기술과 바이오부탄올 개발, 내년 납사대체 원료로부터 올레핀을 제조하는 기술, 또 오는 2011년 이산화탄소 및 메탄올을 이용한 메탄올 제조기술 개발 등을 꼽고 있다. 올해배정 예산은 40억가량이다.

또 온실가스 저감 및 활용기술 개발에 24명의 연구원이, 태양전지 및 연료전지 기반 소재기술에는 17명의 연구원이 각각 21억 원을 투입 예정이다.

이외에 화학산업용 바이오촉매 활용기술 및 산업 바이오 화학기술 기반 구축에 각각 10억 원, 환경 친화형 기능성 정밀화학물질 개발에 13억 원, 청정 화학촉매 기술의 설계 및 실용화 기술 개발에 16억원을 쏟아 부을 방침이다.

이러한 기술 개발을 통해 화학연은 연간 수입하는 원유의 10%를 합성석유로 대체하는 한편 패키지 딜 방식의 기술 이전 및 해외 GTL플랜트 건설사업 진출을 통해 에너지 소비 체계를 바꾸는데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또 이산화탄소 저감 부문에서는 향후 5년 이내에 국내디젤시장의 10%글 대체, 연간 2조 원 규모의 새 시장이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화학연구원 오헌승 원장은 “화학 산업 자체가 친환경 녹색성장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화학연이 녹색성장 시대를 맞아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