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16년 전 창업 초기 당시의 꿈을 다시 이뤄보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에 다시 도전했습니다.”
창의력과 패기,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들이 돌아왔다.
2000년대 초 미국 나스닥 상장회사인 포톤다이내믹스에 합병될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전 애크론의 핵심 멤버들이 다시 뭉쳤다. 와이즈플래닛(공동대표 홍기현·오병섭)이다. LCD복합 이물검사장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제품을 처음 출시한 후 관련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외 시장이 힘든 상황이지만, 이 회사는 처음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수개월도 채 못 돼 17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이 기세라면 올 연말까지 50억원대 이상의 매출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회사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홍기현 공동대표 등 KAIST 출신 6명은 애크론 창업 당시부터 한솥밥을 먹던 식구들이다. 포톤다이내믹스에 합병된 이후 여유롭고 안정된 생활을 추구할 수 있었지만, 홍 사장을 비롯한 전 애크론 창업 멤버들은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밤을 새우더라도 자신만의 고유 제품을 만들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픈 열정이 다시 솟구쳤다.
결국 합병된 지 4년여 만에 다시 창업에 나섰다. 이들은 포톤다이내믹스 시절 LCD 자동광학검사장비 양산 기술까지 축적하게 돼 더욱 단단해졌다.
와이즈플래닛의 첫 작품인 LCD 컨베이어 인라인 복합이물검사장비는 유기 및 무기성 복합 이물질, 패턴 및 얼룩계열 불량 등을 실시간으로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장비와는 달리 컨베이어를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 대상을 동시에 추적하면서 불량의 원인을 자동으로 파악해낸다. TFT LCD는 물론이고 컬러 필터, 셀 및 모듈 등 생산공정 어디에서든 적용이 가능하다. 이 장비를 적용하면 LCD의 가장 큰 불량 원인으로 알려진 이물질을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다. 기존 외산 제품에 비해 성능은 훨씬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국내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밀려드는 주문에 일손이 턱없이 부족할 정도다.
홍기현 공동대표는 “구성원들의 열정이 회사의 큰 재산”이라면서 “휴대폰 부품 등 모든 정밀 제조 환경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분석·제거하는 이물질 토털 전문 회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