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기고-권영수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

[디스플레이] 기고-권영수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경기 침체의 여파로 전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도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수요 위축과 제품 가격의 하락, 설비 투자 침체가 겹치면서 디스플레이 전후방 산업 전반이 시련을 맞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의 위기는 우리나라 업계가 경쟁국을 따돌리고 디스플레이 초강국으로 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국내 산업계 전반이 향후 불황 뒤를 착실하게 준비해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디스플레이 산업에 종사하는 각 주체가 추진해야 할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LCD·PDP·OLED 등 디스플레이 패널 대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수요를 유도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혁신 제품을 계속 선보임으로써 신규 수요를 만들어가야 한다.

 전자액자·퍼블릭디스플레이·의료/방송용 디스플레이·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 기존 기술을 응용하면서도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신개념 제품들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디스플레이 패널의 화질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또 여러 시야각을 구현하는 LCD 패널이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3차원(D) 디스플레이, 반사형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통해 고객의 요구를 끊임없이 발굴해야 한다.

 디스플레이 산업 내에서 패널 대기업들이 전후방 연관산업군에 미치는 영향이 큰만큼 혁신적인 원가 절감 활동은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 과제다. 이와 함께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패널 산업에서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는 결국 차세대 공정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마스크 수 절감 기술이나 프린팅 공법이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대안 기술이다.

 후방 산업을 책임지는 부품·재료·장비산업은 최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국내 패널 대기업들의 세계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고환율에 따른 반사혜택도 우리나라 후방산업계에는 기대 이상의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부품·재료 업체들은 시장성이 큰 핵심 부품·소재의 국산화를 서둘러야 하고, 신개념의 부품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한국에서 글로벌 부품·소재 업체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업계 전반이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선진 장비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장비 업체들은 서비스·시스템·부품 기술을 주도할 수 있는 기초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 연구인력의 확보에 보다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제 전 세계 시장을 확실히 평정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이다.

 부품·재료·장비 등 후방산업을 하루빨리 끌어올려 국내 업체들도 내로라하는 해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할 때다. 이 과정에서 세계 유수업체들과 협력과 경쟁이 병행돼야 한다. 정부는 국내 후방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책·제도적 관점에서 다각도로 지원하고 육성할 수 있는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