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 (138)도시광산업

[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 (138)도시광산업

 휴대폰·노트북 등 IT기기의 모바일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덩달아 생산량이 늘고 있는 것이 2차전지입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반 건전지와 달리 2차 전지는 일정 시간 동안 충전하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이 2차전지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물질이 바로 리튬입니다.

 2차전지 안에는 리튬이 액체 혹은 고체·액체의 중간 형태인 ‘젤(폴리머)’ 상태로 들어 있습니다. 과학시간에 ‘Li’라는 원소기호로만 배운 리튬이 실상 우리 생활에 아주 가깝게 들어와 있었던 거지요. 문제는 우리나라에는 리튬 매장량이 없어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해와야 한다는 점입니다. 세계적으로도 매장량의 70%가 칠레에 몰려 있습니다. 반면에 최근 각광받는 전기자동차에는 리튬이 대량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리튬 수요량은 꾸준히 늘고 있고, 원가도 상승추세입니다.

 다 쓴 가전제품에서 값비싼 금속을 채취·재활용하는 것을 뜻하는 ‘도시광산업(urban mining)’이라는 개념도 이처럼 쉽게 구하기 힘든 금속을 더 가치 있게 사용하자는 취지에서 나왔습니다.

 Q. 도시광산업의 정확한 뜻은 무엇인가요?

 A. 여러분이 들고 다니는 휴대폰 속에는 리튬 외에도 많은 양의 금속이 들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금입니다. 다 쓴 휴대폰 1톤을 모으면 약 150g의 금을 모을 수 있습니다. 1톤의 금광석에서 약 5g의 금이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양이지요. 이 밖에 3㎏의 은, 100㎏의 구리도 추출할 수 있습니다. 도시광산업은 이처럼 폐가전제품에서 가격이 비싼 금속을 재가공해 판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광산에서 직접 금속을 캐는 것이 아니라 도시인이 사용하는 각종 IT기기에서 금속을 채취한다고 해서 도시광산업이라는 말이 탄생했습니다.

 Q. 도시광산업은 모든 금속을 재활용하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전제품에서 값비싼 금속을 채취하는 데는 공장에서 특별한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사람의 손으로 무작정 떼어내지는 못하고 ‘습식 회수기술’을 이용해 필요한 금속만을 녹여냅니다. 이때, 각종장비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도시광산업은 이러한 비용을 모두 치르고도 이윤을 남길 수 있을 만큼 값비싼 금속만을 채취합니다. 금·리튬·타이타늄·코발트·니켈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Q. 세계 각국은 도시광산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A. 일본은 이르면 내년부터 휴대폰 판매점들로 하여금 의무적으로 폐휴대폰을 회수하게 하는 등 전자제품 재활용 정책을 한층 강화할 예정입니다. 휴대폰 회수량을 늘려 도시광산업 원재료로 쓰기 위해서입니다. 심지어 일본 경제산업성은 ‘폐휴대폰 수거에 적극적이지 않은 판매점엔 최대 50만엔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습니다. 유럽지역에선 폐전자제품의 자원 회수를 강제하는 제도를 각 회원국에 요구하는 한편, 유미코어 같은 세계적 규모의 자원 재활용업체를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 국가들이 도시광산업을 위해 폐전자제품 재활용제도를 강화하고 나선 것은 세계적으로 폐전자제품 확보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싹쓸이’ 영향이 큽니다.

 Q. 국내 도시광산업을 위해 소비자가 해야 할 일이 있나요?

 A. 무엇보다 다 쓴 전자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게 재활용에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특히, 학생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은 장롱 속에 잠들어 있는 것이 많습니다. 연간 1000만대 이상이 버려지고 있지만 국내에선 겨우 200만대가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쓰지 않아도 버리기 아까워 집 안에 보관하고 있는 휴대폰은 없나요? 만약 있다면 가까운 휴대폰 대리점에 갖다주거나 가전업체들의 보상 행사기간에 팔아보세요. 적지 않은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희귀금속 매장량이 적은 우리나라로서는 기껏 벌어들인 외화를 해외로 유출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바로 도시광산업입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